LA교포노인 2명 시민권 공부길 참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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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로스앤젤레스=聯合]시민권을 얻기 위해 영어공부를 하러가던 로스앤젤레스 교포 할머니 2명이 교통사고로 13일 숨졌다.
엄순남(72).공정금(67)할머니는 이날 로스앤젤레스 나성새문안교회에서 열리는 시민권취득 영어교실에 가기 위해 버스에서 내려 길을 건너다 히스패닉系 여성이 모는 승용차에 치여 그자리에서 숨졌다.
두 할머니는 의회에서 이민자들에 대한 복지혜택박탈 법안이 통과되는등 反이민무드가 조성되자 복지혜택이 중단될 것을 우려,시민권을 얻기위해 뒤늦게 영어공부를 시작했다.엄순남할머니는 특히평소 고혈압과 당뇨가 심해 정부 지원의 의료보조 에 의존하고 있어 의료보조가 끊기는데 대해 크게 불안을 느꼈던 것으로 알려졌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紙도 『미국에서 10여년을 살아온 이들 노인이 시민권을 얻기 위해 뒤늦게 영어공부를 시작했다가 참변을 당했다』면서 새로운 고향에서 자리잡기 위한 이들의 발버둥은 결국 비극으로 끝나고 말았다고 보도했다.로스앤젤레스 지역의교포 노인인구는 4만명에 이르고 있으나 시민권자는 10%정도에지나지 않고 있으며 복지혜택이 중단될 경우 생계에 위협을 느끼고 있는 노인들 대부분이 시민권 시험준비를 위해 영어교실에 다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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