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가는투자>민간硏근무 A씨의 경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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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민간연구소에 다니는 A씨는 지난해 봄 관리종목인 한진해운의 회사내용을 접하고 깜짝 놀랐다.해운산업의 호황으로 형편이 몰라보게 좋아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잘만하면 자본잠식을 벗어나 관리종목에서 해제될 가능성도 엿보였다.때마침 A씨는 이 회사가 50억원어치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 전환사채를 사놓으면 6개월후부터 전환사채 1만4천5백원을1주씩 쳐서 주식으로 바꿔준다는 것이었다.당시 주가가 1만5천원대였고 관리종목에서 탈피하면 주가가 배이상 오를 수도 있다고판단한 A씨는 5천만원을 마련,청약일인 지난해 5월30일 청약창구인 현대증권 본점을 찾았다.청약창구는 예상외로 한산했다.
A씨는 실명을 확인하고 「전환사채 청약서」라는 간단한 서류를작성,청약을 마쳤다.일반인들의 청약액이 48억원으로 발행액에 못미친 덕분에 A씨는 5천만원을 고스란히 배정받았다.
그 이후 한진해운 주가는 실적호전과 관리종목 해제 기대를 재료로 상한가 행진을 계속했다.그러던 지난해 11월말 한진해운에서 편지가 왔다.6개월이 지난 12월부터 주식전환이 가능하며 특히 12월에 전환하면 연말에 구주로 병합되기때문 에 95년부터 손쉽게 팔 수 있다는 것이었다.A씨는 12월2일 부랴부랴 현대증권을 찾아가 전환사채 5천만원 전액의 주식전환을 신청했다. 당시 주가가 3만1천원대로 이미 2배이상 남은 상태였다.1만4천5백원씩 쳐서 3천4백48주를 배정받았다.새 주권은 1신주로 12월21일 3만3천2백원에 상장됐으며 금년 개장과 함께구주로 병합됐다.
한진해운이 2월28일 실시한 정기주총 결과 94년 순이익 5백56억원,자본총계 5백96억원으로 9년만에 자본잠식에서 벗어났으며 3월10일 관리종목에서 해제됐다.
이러자 주가는 단숨에 5만원대까지 치솟았으며 A씨는 보유중인3천4백48주를 3월중순부터 4월초사이에 5만원안팎에서 모두 팔았다.수중에 들어온 돈이 1억7천여만원.5천만원을 1년사이에3배이상으로 불린 것이다.주식투자로 1년에 2 0%의 이익을 남기기가 만만치 않음을 감안할 때 A씨의 한진해운 전환사채 투자는 앞서가는 투자의 본보기인 셈이다.
〈高鉉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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