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 1등급’ 서울대 합격생의 수학 공부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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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공부를 어려워하는 수험생이 많다. 하지만 수리영역은 기초를 다져 준비를 잘하면 고득점을 보장받을 수 있는 영역이 다. 올해 수능에서 수리 나형과 가형에서 각각 1등급을 받고 서울대에 합격한 홍다혜(청원 한국교원대부설고 3), 장문영(서울 신목고 3)양에게서 수학 공부법을 들어봤다.

 홍다혜양은 정시전형을 통해 서울대 사회과학대학에 합격했다. 홍양은 수학 교과서 문제를 충실히 푼 후 『수학의 정석』 같은 기본서를 5번씩 반복 학습해 개념을 완벽히 파악했던 게 1등급 비결이라고 말했다.

“학교 시험은 단원별로 나오는 데 비해 수능은 단원 통합적 문제가 출제되기 때문에 유형이 다릅니다. 단원 통합적 문제도 개념을 연결시켜 푸는 것이므로 단원별 공부가 기초가 됩니다. 수능 준비한다고 학교시험에 소홀해선 안 되죠.”

홍양은 개념을 완벽히 이해하기 위해 쉬운 문제와 어려운 문제를 골고루 풀어 기초부터 응용문제까지 대비했다. 난이도가 낮은 예제 20%, 중간 수준의 연습문제 40%, 어려운 실전문제에 40%의 비중을 두고 공부했다.

학습계획을 기록하는 ‘스터디 플래너’ 효과도 톡톡히 봤다. 홍양은 고3이 된 3월부터 수능 시험일까지 스터디 플래너에 매일 공부해야 할 수학 단원을 적었다.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단원을 바꿔 공부하기도 했다. 스터디 플래너는 오답노트로도 활용했다. 문제집이나 모의고사, 중간·기말고사에서 틀린 문제를 적고 유형도 정리했다. 덕분에 어려운 수학을 지루하지 않게 공부할 수 있었다.

상위권 학생은 수학 시험을 치를 때 두세 번 풀어 답을 검증한다. 홍양 역시 마찬가지다. 난이도가 낮은 방정식에서 실수하지 않기 위해 문제를 모두 푼 후 두 번씩 다시 풀어 답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홍양은 “도형은 평소 잘 못 풀던 영역이어서 일찌감치 포기하는 전략을 세웠다”며 “자신 있는 영역에 집중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수리 문제를 풀다 시간이 없어 ‘수치대입법’을 이용해 답을 맞히는 학생들이 있다. 수치대입법이란 객관식 문제의 답변을 하나하나 대입해서 정답을 찾는 변칙적인 풀이방법이다. 홍양은 “수치대입법으로 푼 문제는 스터디 플래너에 적은 다음 다시 한 번 풀어 정리했다”며 “지수·로그·수열·행렬 단원은 수치대입법으로 문제풀이에 도움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수시의 수학·과학 특기자 전형을 통해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에 합격한 장문영양은 수능 수리영역의 고득점을 위해 노트 정리에 신경을 많이 썼다. “수능 수학 문제를 유형별로 정리한 후 개념을 적어 유형노트를 만들었습니다. 비교적 쉬운 삼각함수에서부터 난이도가 높은 확률까지 정리했습니다. 예컨대 공간도형 문제를 풀 때는 유형노트에 정리한 벡터·적분·3차 방정식 등 다양한 공식을 이용해 풀었습니다.”

장양은 또 수능에 자주 나오는 공식 유도 문제도 일목요연하게 노트에 기록해 수능날 전까지 반복해서 풀었다. 최근 몇년치의 수능 기출문제를 ‘특이한 것’ ‘잘 틀리는 것’ ‘자주 나오는 것’ 등으로 구분해 집중 관리한 것도 도움이 됐다. 장양은 수시전형에서 치르는 구술면접에 대비하기 위해 대학 수준의 심화문제도 공부했다. 선택과목으로 ‘미분과 적분’을 택했기 때문에 서울대·KAIST 등에서 펴낸 『미분적분학』 『응용수학』 등 대학 교재도 함께 공부했다. 물론 고교 수학 기본서의 심화문제와 경시대회 대비용 문제집도 함께 풀었다. 그 덕에 내신과 수능을 거뜬히 준비할 수 있었다.

정시 전형의 수리논술 준비도 병행했다. 특히 논술 문제에 자주 나오는 그래프나 도형 영역은 꼼꼼히 챙겼다. 그래프가 자주 나오는 공통과정 10-가·나를 기초부터 확실히 다진 것이다. 이를테면 역함수의 그래프, 원의 그래프, 1·2·3차 방정식의 그래프 등의 개념과 특징을 파고들었고 삼각함수를 다룬 문제도 기본공식을 적용해 자주 풀었다. 서울대 기출문제나 예시문제로 수리 논술 경향을 파악한 건 기본이다.

“시간이 모자라 찍어서 푼 문제는 나중에 혼자서 3시간 가까이 매달려 풀기도 했습니다. 해답을 보거나 선생님의 도움을 받으면 문제를 이해했다는 착각에 빠질 것 같아서요. 같은 유형의 문제를 또 틀리는 실수를 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장양은 “실력 차이보다 실수로 등급이 바뀔 수 있으니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아야 한다”며 “입시는 장기전이므로 슬럼프를 극복하기 위해 자기 조절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글=신상윤 기자, 사진=안윤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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