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미테랑 퇴임 한달 앞두고 회고록 펴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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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퇴임을 한달정도 남겨둔 프랑수아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이 자신의 파란만장한 삶을 대화형식으로 엮은 회고록을 출간해 화제가 되고 있다.
『두 목소리에 담긴 회고』란 제목으로 11일 발간된 이 책은노벨평화상 수상자 엘리 위젤과 자신의 유년기.신앙.전쟁.저작과문학.권력등 다섯개 주제에 걸쳐 토론하는 형식으로 돼 있다.
미테랑은 서문에서 『정치인은 행동으로 말해야 한다.그러나 임기와 책무가 완수되고 나이를 먹어 지평선에 가까워지면서 자신의삶을 정리하는 글을 남길 필요가 있다』고 출간이유를 밝혔다.
많은 부분을 유년기에 할애한 이 책에서 그는 7명의 형제와 함께 지내며 문학에 심취하던 유년기를 자신의 진로를 밝혀준 행복한 시절로 회고하고 있다.신앙에 대해 얘기하면서 미테랑은 가톨릭에서 말하는 부활을 믿지 않는다고 말하고 죽음 앞에서 자신은 남들과 똑같이 연약한 환자일 뿐이라고 고백했다.
동시대인에게 동시대를 설명하기 위한 것이 글쓰기라고 규정한 그는 자신에게 가장 큰 감명을 준 소설가로 톨스토이와 앙드레 말로,소설로는 앙드레 지드의 『좁은 문』,사상가로는 클로드 레비 스트로스를 꼽았다.
또 정치역정과 관련,인류와 프랑스및 유럽의 운명 안에서 신뢰를 촉진시키길 바랐다면서 사형제 폐지.지방분권화.제3세계 피압박 국민보호등을 자신의 치적으로 열거했다.
다음 세기는 기술과 문화의 발전,신앙의 부재 속에 소규모 종교집단이 기승을 부리는 등 지금과 완전히 다른 모습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제2차세계대전과 같은 사건이 재발되지 않기를 기원했다. 『할 수 있었던 일은 다했다』는 故 빌리 브란트 前서독총리의 좌우명이 자신의 묘비에 새겨지길 바란다는 말로 미테랑은회고록을 맺고 있다.
[파리=高大勳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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