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민주, 정부조직법 협상 오늘 재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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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출범까지 불과 일주일 남았지만 아직 새 정부의 모습은 확정되지 않았다. 정부조직 개편안 협상이 끊어질 듯하다 이어지고, 되는 듯하다 꼬이는 어정쩡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17일 하루도 마찬가지였다. 대통령직 인수위·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이 합쳐진 당의 새 이름·약칭 민주당)은 오전까지만 해도 별다른 접촉 없이 서로 양보안을 내놓으라고 신경전만 벌였다.

협상 채널이 재가동될지를 두고 “저쪽(통합민주당)이 휴대전화를 꺼놓고 받지 않는다”(주호영 당선인 대변인), “만나자는 연락도 없더라”(통합민주당 측)는 엇갈린 진술이 오갔다.

이러던 중 오후 2시쯤 한나라당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가 열릴 것이라는 얘기가 돌았다. 당 관계자들은 “사실상 결렬을 선언하고 제 갈 길을 가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30여 분 뒤 기류가 다소 바뀌었다. 회의가 취소됐다. 이동관 인수위 대변인은 “엊그제 천둥이 쳤는데 이제 좀 개는 분위기”라며 “끊어졌던 협상 라인이 복원된 듯하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재오 한나라당 의원과 유인태 통합민주당 최고위원,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김효석 통합민주당 원내대표의 접촉이 동시다발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민주당은 부인했지만 한나라당은 “18일 오전 양당 원내대표가 회동할 것”(나경원 대변인)이라고 예고했다.

양측의 쟁점은 여전히 ‘해녀(해양수산부·여성가족부)’다. 해양부 통폐합 방침에 대해선 이명박 당선인의 의지가 강하다고 한다. 반면 통합민주당 측은 해양부와 여성부를 모두 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나라당 나 대변인은 “손학규 대표가 총선 전략으로 ‘다리걸기’를 하는데 결국 국민이 외면할 것”이라며 “손 대표의 통 큰 결단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최재성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 당선인이 지독한 독선을 접고 결단해 달라”며 “협상안을 내지 않는 건 장관 청문회를 피하기 위한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선 주 내에 협상이 진전되지 않으면 한승수 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20∼21일)도 영향받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자칫 26일 총리 인준도 낙관할 수 없게 된다. 총선을 앞두고 여야 모두에 부담스러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고정애·임장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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