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다른’ 소녀의 행복 찾기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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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호 18면

★★★★☆
감독 제이슨 라이트먼
주연 엘렌 페이지 .제니퍼 가너
러닝타임 95분

‘다르다’는 말은 때때로 ‘틀리다’는 말과 혼용된다.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열등하게 다뤄지거나 따돌림 당하는 일은 그래서 생긴다. 열여섯 여고생 주노(엘렌 페이지)는 그렇게 달라서 틀린 취급을 받는다. 주노는 첫 경험 상대로 친구 블리커를 고른다. 의자에서 거사를 치른 뒤 두 달이 지나 주노는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태아에게 손톱이 있다는 말을 듣고 차마 아이를 없애지 못한 주노는 벼룩신문을 뒤져 입양을 원하는 바네사(제니퍼 가너)와 마크 부부를 찾아낸다.

‘주노’는 한 소녀가 임신을 하고 아이를 낳는 과정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찾아가는 길을 코믹하지만 가볍지 않게 그려낸다. 주노의 아버지는 재혼했기 때문에 주노는 새엄마와 살고 있다. 한국식으로 생각해 가정이 불안정해 주노가 비뚤어졌을까? 그런 건 아니다.

주노의 새엄마는 비난하고 설교하는 대신 필요할 때 주노 곁을 지킬 줄 안다. 주노의 새엄마나 아이를 갖고 싶어 조바심 내는 바네사에게 진짜 엄마와 가짜 엄마의 구분은 무의미하다. 이런 모성애 문제 외에도 ‘주노’는 세대 차와 사랑 등 다양한 문제에 대해 사려 깊은 시선을 던지면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다.

‘주노’는 2008년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 등 4개 부문 후보에 올랐지만 그런 기록에 기대지 않고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관객이 극장에서 나오면서 영화 속 노래를 따라 부르는 콧노래가 절로 나오고 미소가 가시지 않을 것임을 보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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