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사랑' 기증 물결 넘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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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에 대한 부산시민들의 관심이 높아가고 있다.

부산시 중구 동광동 부산데파트 201호 '나눔의 가게'엔 요즘 물품을 기증하는 시민과 기증품을 사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가게는 '부산을 가꾸는 모임'이 어려운 이웃을 돕고 인정이 넘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마련한 공간. 기증 받은 물품을 되팔아 이웃을 돕는 곳이다.

지난 1월 29일 개장한 이 가게엔 1개월 동안 2만점이 쏟아졌다. 롯데백화점에 입점한 모 양복점에서는 양복 수백 만원어치를 기증했다.

모 전자상가에서는 전자제품 500만원 상당을 보내 왔는가 하면 의류회사에서는 유명 옷과 벨트.지갑을 내놓았다.

군수사령부 장병은 500여 점의 물품을 보내 왔는가 하면 모 교수는 골프채와 그림과 함께 국악CD 500장을 기증한 뒤 3시간 동안 점원으로 일하기도 했다.

모 시민운동가는 애지중지하던 그림과 도자기 수십 점과 책 등을 선뜻 내놓았다.

나눔의 가게 유춘희(40) 실장은 "물품을 기증하는 시민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며 "부산에 나눔의 문화가 더욱 더 퍼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가게는 판매금액 전부를 이웃돕기에 사용한다. 이웃 돕기에 한푼이라도 보태기 위해 가게 운영은 자원봉사자들이 도맡아 한다. 오거돈 시장 대행도 '하루 점장'봉사를 했다. 기증 받은 물품은 시중 가격의 절반 이하에 팔리고 있다.

재활용품도 있지만 대부분 새 것이어서 인기가 좋다. 기증받은 2만점 중 7000여 점이 팔렸다. 나눔의 가게는 지난 20일 첫번째 '나눔 기금' 300만원을 뇌경색으로 투병 중인 연극배우 이상복(52)씨에게 전달했다. 이씨는 30여 년 간 부산 연극계를 지키다 2001년 11월 연습실서 쓰러져 거동이 불편한 연극배우.

나눔의 가게는 이씨가 다시 무대에 설 수 있도록 용기를 주기 위해 기금을 전달했다.

가게는 공휴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문을 연다.

나눔의 가게 김윤환(영광도서 대표)대표는 "시민들이 만든 가게가 많은 시민들의 참여로 번창했으면 좋겠다"며 "나눔의 문화가 정착되면 부산은 인정이 넘치고 따뜻한 사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권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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