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한한 몽고 "부흐"선수단 한국진출 의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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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몽고 씨름 부흐가 한국씨름에 세계화의 바람을 몰고올 것인가.
민속씨름의 활성화를 위한 자구책으로 외국선수의 도입이 정식 검토되고 있는 가운데 28일 방한한 부흐 선수단에 씨름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외국선수에 문호를 개방한다면 하와이 출신들이 판을 치고있는 일본 스모계처럼 국내 민속씨름도 언젠가는 이들 몽고 선수들이 휩쓸 날이 오지않으리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몽고인은 한국인과 체격이 비슷하고 얼굴마저 닮아 이질감이적다.또 부흐 경기방식이 씨름과 기술만 다소 다를뿐 스타일이 비슷해 선수 수입의 최적대상으로 민속씨름계는 꼽고있다.
현재 몽고 전역에 2만5천5백여명의 선수가 등록돼있으며 몽고민속레슬링연맹이 이들을 관리하고 있다.체급 구별이 없이 민속씨름의 천하장사에 해당하는 코끼리 지위(State Elephant)와 1품격인 매 지위(State Falcon )등을 1년에세차례 전국대회를 통해 선발한다.
이번에 방한한 선수단중 제베그 투프친(42).키쉬그 도르즈(31)등 2명은 코끼리 지위를 역임했던 선수.83년 세계 자유형 레슬링 선수권 은메달과 87년 월드컵 자유형 우승을 차지한바있는 투프친은 74년 몬트리올 올림픽 금메달리스 트인 양정모(梁正模)와 레슬링 자유형 페더급 결승에서 맞붙은 오이도포의 친동생이기도 하다.
몽고가 경제적 낙후등으로 엘리트 체육에 많은 투자를 하지 못하면서도 국제 레슬링 자유형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부흐라는민속레슬링의 저변이 그만큼 넓기 때문이다.29일 오후 경기도구리시 LG씨름단 훈련장을 방문,씨름경기를 관전한 몽고 선수들은『부흐는 초원위에서 경기를 벌이고,씨름은 모래판에서 하는것이 다르나 뿌리는 같은것 같다』며 씨름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1m90㎝.1백㎏ 이상의 거구이면서도 탄탄한 체격을 갖고있는이들은 이날 연습경기에서 기술은 다소 투박해 보였으나 강한 체력으로「초원의 힘」을 과시했다.
부흐는 2년전부터 일본 스모에 진출,3명의 선수가 활동하고 있는등 선수 수출의 문호를 열어놔 한국 씨름이 부르면 언제라도달려올 수 있다는 태세다.기술은 투박하나 강한 체력을 주무기로삼는 칭기즈칸의 후예들이 용병으로 나선다면 씨 름판은 몽고의 힘과 한국 기술의 대결장이 될 공산이 크다.
諸廷甲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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