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메이커>전통음료개발 (주)비락 金光寅 부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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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음료시장에 식혜돌풍을 몰고온 「비락식혜」의 제품개발과 영업을총지휘하고 있는 ㈜비락의 김광인(金光寅.57)부사장.
식혜의 성공에 힘입어 지난 25일 주총에서 전무겸 영업본부장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함으로써 경사가 겹쳤다.
金부사장은 『비락이 식혜 하나만으로도 우유업체의 이미지를 벗어나 전통식품 전문업체로 재도약하는 터전을 마련했다』면서 『콜라.사이다를 찾던 어린이와 신세대까지 전통음료쪽으로 취향이 바뀌는 것 같아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이 한창이던 93년 우리 농산물로 전통식품을 개발해보자는 취지에서 사내에 신설한 「신토불이 연구실」이 추천한 50여개 품목중 식혜를 찍은 金부사장의 배팅이 주효했다. ㈜비락은 원래 우유회사였다.지난 63년 서울 종로에서출발한 한국 미락(味樂)이 67년 부산으로 본사를 이전하면서 비락우유로 이름을 바꿨고 75년 한국야쿠르트유업의 윤덕병(尹德炳)회장이 인수한뒤 83년 ㈜비락으로 다시 이름을 고친 것이다. 지금도 본사와 공장이 부산 인근 김해에 있다.중앙무대에서 시골업체가 상위에 랭크되는 계기를 식혜가 만들어준 셈이다.
비락식혜는 93년3월 레토르트식품처럼 비닐봉지형태의 파우치에담은 제품이 나왔을 때만해도 별로 관심을 끌지 못했다.그러다가94년6월 즉석에서 마실 수 있는 캔제품이 출시되자 인기가 폭발,일약 「스타」가 됐다.캔제품은 월 10억원 씩 매출이 늘어나는 호조를 보였고 파우치제품까지 포함한 지난해 식혜매출이 2백50억원에 달해 국내시장의 80%를 휩쓸었다.
올들어서는 한달에 평균 1천5백만캔(70억원어치)이상이 팔려나가 이 제품만의 연간 매출목표를 6백억원으로 늘려잡을 만큼 비락의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국내 굴지의 대형음료업체들이 식혜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도전에대처하는 것이 현재 이 회사의 주요 현안이다.金부사장은 『후발대기업들이 저가공세를 펼치고 있어 시장잠식이 만만찮게 이뤄질 것』으로 각오하고 『품질을 무기로 한 고가(高價 )전략을 밀고나가겠다』고 수성 의지를 밝혔다.
李鍾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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