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너무비싼 공연입장료 학생할인혜택 늘리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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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최근 부산에서는 제법 굵직굵직한 대형 문화공연이 잇따라 열리고 있어 반갑기 그지없다.그러나 대부분 가격이 너무 비싸서 나같은 대학생은 엄두도 못낸다.한마디로 그림의 떡인 셈이다.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소프라노 조수미 협연 무대는 R석이 무려 15만원이나 했다.최저 가격인 A석이 10만원.이 정도라면 국내 최고 무대라는 세종문화회관에서도 보기 힘든 가격이다.실례로 앞서 열린 서울공연의 경우 R석 12만 원에서부터 D석 2만원까지로 오히려 부산보다 값도 싸고 가격대도 다양해 관심만 있다면 얼마든지 공연장을 찾도록 배려를 했다.
그런데 이뿐이 아니다.『95 新 아가씨와 건달들』『우리집 가족은 아무도 못 말려』『메디아 환타지』등 유명 배우들을 앞세운연극및 뮤지컬도 역시 생각 이상의 고가로 책정되어 입맛만 다셔야 했다.특히 연극과 같은 무대예술의 경우 대사 전달.감정표현등 극적 효과가 반감됨에도 불구하고 수익에만 급급해 대형 무대를 고집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입장료 연쇄인상을 불러일으키고 고급문화예술에 대한 과소비를 촉진시켜 잘못된 편견과 선입견을 낳고 있다.또한막대한 광고비와 유명 배우들의 개런티가 고스란히 관객들에게 전가되면서 필요이상의 입장료가 요구되기도 한다.결 국 일부 부유층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정책은 문화혜택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촉진하고 있는 셈이다.
외국의 경우도 유명 연주회는 으레 바싸지만 학생들을 위해 저렴한 자리를 함께 마련함으로써 대중의 문화접촉 기회를 보장하고있다는 것은 새겨들을 만하다.
아무튼 문화의 지방홀대가 심해질수록 예술의 중앙집중화 현상은더욱 뚜렷해질 것이다.많지도 않는 무대에 비싼 입장료는 고급 문화를 접할 기회를 점점 더 박탈해간다.지방 음악 애호가들도 형편에 맞게 고급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문화계. 경제계의 도움이 있기를 바라는 바이다.
박병률〈부산동구범일6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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