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슨.돈 킹 황금콤미 "삐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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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세계프로복싱의 흥행을 주도해온 前 헤비급통합챔피언 마이크 타이슨(29)과 프로모터 돈 킹(63)간의 황금콤비가 깨질 위기를 맞고 있다.
이른바 「악어와 악어새」관계로 곧잘 비유돼온 이들의 밀월관계는 타이슨의 출소를 앞두고 삐걱거리더니 결국 출소직후 조짐이 심상치 않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과거에는 킹이 타이슨을 좌지우지했으나 수감생활을 통해 그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타이슨이 이제는 거꾸로 주도권을 장악,킹에 공세를 취함으로써 화려했던 킹의 신화도 머지않아 끝날 것으로 전망되는등 「파경」이 임박한 듯하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뉴욕 데일리뉴스.뉴욕 포스트紙등 미국 언론들은 타이슨이 25일 감옥에서 나와 오하이오州에 있는 자신의 저택에 도착한 직후 동행한 킹에게 자신의 집에서 나가줄 것을 요구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또 킹은 타이슨의 저택에서 샴페인과 조개.돼지고기요리등을 미리 준비한 가운데 성대한 환영파티를 열 계획이었으나 준비음식들이 회교에선 금지된 것들이라는 이유로 타이슨으로부터 일언지하에취소당했다.
더욱이 킹은 타이슨과 일체의 사전협의도 없이 케이블TV「쇼타임」과 타이슨 일대기를 주제로 한 내용의 다큐멘터리를 2천만달러에 계약,타이슨을 대노케 했다.
「쇼타임」은 이 다큐멘터리를 다음달중 방영할 목적으로 다큐멘터리제작진을 타이슨의 집에 미리 급파,대기시켜 놓았으나 이를 뒤늦게 알게 된 타이슨이 몹시 불쾌해 하면서 이들을 집밖으로 내몬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타이슨이 출소하던 날에도 킹은 그에게 공항으로 직행,오하이오州 사우싱턴의 집으로 갈 것을 권유했으나 타이슨은 이를 묵살한 채 회교사원으로 가 그곳에서 기도를 올린 것으로 보도됐다.
타이슨과의 타이틀매치를 주선하기만 하면 수천억원에 이르는 엄청난 흥행을 성공시키는 동시에 침체된 프로복싱계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는 계산에서 지난날의 옛정을 되새기며 타이슨의 환심을 끌려고 했던 킹의 노력이 공염불로 끝날 공산 이 커진 것이다. 일부에서는 타이슨이 흥행의 귀재인 킹없이 과연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으나 타이슨은 오히려 『천만의 말씀』이라는 자신을 보이고 있다.
〈鄭太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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