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한국인 23명 납치 주도 탈레반 전 최고 사령관 붙잡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8면

지난해 발생한 한국인 납치 사건의 주동자로 지목됐던 탈레반 최고사령관 출신 만수르 다둘라(사진)가 체포됐다고 11일 파키스탄 보안 당국 관계자가 밝혔다.

AP와 AFP 등 외신에 따르면 다둘라는 이날 오전 파키스탄 남서부의 바루치스탄 지방에서 반군 7명과 함께 붙잡혔다. 파키스탄 경찰 관계자는 “다둘라와 반군들은 이날 오전 국경을 넘던 중 체포됐으며 이 과정에서 부상했다”고 전했다.

다둘라는 지난해 5월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나토군의 합동 작전 당시 숨진 탈레반 사령관 물라 다둘라의 동생으로 형에 이어 탈레반 고위 사령관 자리에 올랐다. 그는 아프가니스탄 정부에 포로로 잡혔으나 지난해 5월 탈레반이 납치했던 이탈리아 기자와 맞교환돼 풀려나왔다. 그 후 탈레반 최고 사령관을 맡아 아프가니스탄 남부지역 탈레반의 강경 투쟁을 주도했다. 특히 지난해 7월 발생한 23명의 한국인 인질 납치 사건의 주모자 중 한 명으로 지목됐었다.

외신들은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이 파키스탄 정부를 위협하는 국경지역의 탈레반과 알카에다 등 무장세력에 경고를 한 바로 다음 날 다둘라가 체포된 점이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그와 탈레반 지도부의 갈등도 그의 체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2월 탈레반은 “아프카니스탄 남부 사령관인 만수르 다둘라가 탈레반의 법과 내규에 어긋나는 행동을 해 해임조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다둘라는 “형인 물라 다둘라의 죽음에 몇몇 탈레반 사령관이 개입됐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주장하며 “사임 압력은 음모”라고 반발했다.

하현옥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