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과 태자당(太子黨·전직 고위 간부 출신 자제)의 지지를 받고 있어 차기 중국 권력의 주도권이 후 주석 계열의 공산주의청년단(共靑團)에서 태자당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일부 소식통은 “중국 5세대 핵심 지도자로 후 주석의 지원을 받은 리커창(李克强) 정치국 상무위원과 시 상무위원이 경합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리 상무위원은 상무 부총리를 맡아 국무원을 책임지는 것으로 정리됐다”고 전했다.
중국 최고지도부가 그를 중앙군사위 부주석으로 선임하는 것은 그에게 군 지휘와 국방업무를 익힐 기회를 주겠다는 뜻이다. 지난해 10월 중국 공산당 제17차 전국대표대회(17전대)에서 확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시 상무위원은 다음달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국회격)에서 퇴임힐 예정인 차오강촨(曹剛川) 국방부장 겸 중앙군사위 부주석과 쩡칭훙(曾慶紅) 국가부주석 자리를 물려받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17기 중국 공산당의 중앙군사위는 주석인 후진타오와 시진핑·궈보슝(郭伯雄)·쉬차이허우(徐才厚) 등 3인의 부주석 체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 상무위원은 현재 당 중앙서기처 서기와 중앙당교 교장을 겸직하고 있다.
당초 후 주석이 1992년 14기 정치국 상무위원에 진입한 지 7년 만인 99년 15기 4중전회에서 중앙군사위 부주석에 올랐던 전력에 비춰 시 상무위원의 중앙군사위 진입은 일러도 2010년에야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한 소식통은 “5년 후인 2012년에 권력 승계가 이뤄지면 후임자가 군 업무를 익힐 시간이 별로 없기 때문에 군사위 부주석직 인계를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 상무위원은 전인대 부위원장과 국무원 부총리를 지낸 중국 공산당 혁명 원로 시중쉰(習仲勳)의 아들이다. 인민해방군 내 태자당 계열 인맥과 두터운 친분을 유지하고 있어 군 장악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79~82년 중앙군사위 판공청 비서를 지낸 경력이 있어 군 업무에도 익숙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시(陝西)성 푸핑(富平) 출신으로 중국 최고 명문인 칭화(淸華)대 법학부를 나왔다. 9명의 정치국 상무위원 중 유일한 법학박사다. 푸젠(福建)성장과 저장(浙江)성 당서기 등을 거쳐 지난해 3월부터 8개월간 상하이(上海) 당서기를 역임했다. 중국 국민가수이며 인민해방군 소장인 펑리위안(彭麗媛)이 부인이다.
홍콩=최형규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