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장소협찬 간접광고냐 리얼리티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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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촬영장을 협찬받아 현지 로케하는 드라마의 간접광고 여부에 대해 방송위원회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방송위가 최근 주목하고 있는 드라마는 MBC 인기 미니시리즈『호텔』.「국내 최초의 호텔드라마」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이미니시리즈는 극중장면의 80%정도를 서울강남구역삼동의 신축 특급호텔 「리츠칼튼」에서 찍고 있다.
제작진은 이 호텔 갈색톤의 호사스런 인테리어가 상류층의 사치생활,돈.여자를 둘러싼 암투등 주제묘사에 적격이라고 촬영장 선택이유를 설명했다.이들은 당초 강북의 S호텔등 다른 곳을 섭외하려 했으나 일반에 알려지지 않은 신축 호텔이 드 라마 「선도」를 높인다고 판단해 이 호텔을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방송위는 『매회 특정 호텔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간접광고 시비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이례적으로 방송위직원을 현장에 파견해 극중 「호텔노출도」를 측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방송위는 『아직까지 눈에 띄는 간접광고 위반은 없다』면서도 조형기.안재욱등 극중 웨이터들이 호텔레스토랑의 직원복장을 그대로 쓰는 점이나 호텔직원이 엑스트라로 출연하는 행태등은 간접광고 여부 검토대상이라고 지적했다.
『호텔』제작진은 이에 따라 호텔의 전경이나 상호가 화면에 비쳐 명백한 간접광고가 되지 않게 촬영에 각별히 주의하고 있으나호텔직원의 특별출연은 간접광고와 상관없다는 입장이다.
이밖에 MBC『아들의 여자』『짝』,KBS-1TV『대추나무 사랑걸렸네』등도 최근 촬영장협찬과 관련해 간접광고 시비에 휘말린드라마들.
『아들의 여자』는 올초 정보석.채시라의 나이트클럽 인수장면에서 촬영장인 강서A호텔나이트클럽의 상호.입구를 노출시켜 경고를받았다.『대추나무…』도 같은 나이트클럽을 촬영하며 상호를 내보내 같은 조치를 당했다.또 『짝』은 아시아나 항 공 직원복을 연기자에게 그대로 입혀 내보냈다가 시정조치를 받았다.
방송위는 『간접광고의 다양화.지능화가 뚜렷해 이에 대한 심의를 올해 중점과제로 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드라마제작진들은 『시청자들이 갈수록 현실적이고 세련된영상을 요구하는데다 극의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선 장소협찬은 필연적』이라고 반박하고 있어 『리얼리티냐,간접광고냐』에 대한 합리적인 새 기준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姜贊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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