民自DJ발언 연일 비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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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민자당이 김대중(金大中)亞太재단이상장에 대한 비판 강도를 높이고 있다.金이사장의 김일성(金日成)조문발언을 소재로 삼고 있다.벼르고 있던 차에 걸려들었다는 분위기다.급기야 민주당이 金이사장에 대한 비난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그러나 민자당은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완급만 조절하려는 것 같다.
민자당은 金이사장을 연3일 비판했다.고위당직자회의 명의로 당대변인이 발표했다.그러나 24일에는 이춘구(李春九)대표까지 나섰다.평소 말이 없는 李대표다.더군다나 특정인을 비난하는 발언은 좀처럼 하지 않는 그다.李대표는 金이사장의 발 언을 국론분열 획책 움직임으로 규정했다.
그러면서『통일문제가 마치 자신의 전유물인양 착각하며 무책임한발언을 일삼고 있다』고 주장했다.『도대체 어느나라 사람인지,그저의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없다』는 말까지 했다.
민자당 당직자들도 자리를 가리지 않고 金이사장을 비난한다.이렇게 일사불란한 적이 없다.
민자당이 金이사장을 비난하는데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첫째는대북 협상에 지장을 초래했다는 이유다.형식적인 이유다.가뜩이나경수로 문제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남북한이다.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정치적인 이유가 있다.아마도 선거를 의식하기 때문인 것같다.
선거에 앞서 발목을 잡아두겠다는 의도다.이미 지방선거와 관련,金이사장에 대한 비판의 강도를 높여왔다.계속해서「공천장사」란 말을 해댔다.
이유는 그뿐만이 아니다.길게는 金이사장의 정치참여를 의식하기때문이다.민자당은 어차피 金이사장이 정치에 참여할 것으로 보고있다.시기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것 말고도 이유가 있다.민자당은 金이사장이 곧 대북문제에 앞장설 것으로 보고있다.예컨대 김정일(金正日)과의 만남을 추진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심을 품고 있다.그것의 성사를 위해 조문발언도 한 것이란 판단이다.말하자면 대북 유화제 스처란 것이다.만약 성사될 경우 여권으로서는 타격이 아닐수 없다.
그래서 제동을 거는 것이다.
또다른 시각도 있다.경수로 문제에서 미국이 한국형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그러나 우리정부는 한국형 절대사수 입장을 보이고 있다.미국과 우리정부 사이에 마찰이 일 조짐이다.그사이에서 金이사장이 유화론을 제기할 가 능성이 높다는게 민자당의 판단이다.즉 미국측에 호의적인 입장을 개진할 가능성이다.그럴경우 정부 입장은 어렵게 된다.따라서 가만히 있을수 없다는게 민자당의 생각이다.
민자당은 앞으로도 金이사장에 대한 비난의 고삐를 늦추지 않을것같다. 〈李年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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