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끝낸 증시 또 ‘미국 눈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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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지난주 미국 증시가 4.4% 하락했다. 공급관리협회(ISM) 서비스업 지수가 급락한 데다 연방은행 총재들이 잇따라 인플레이션 압력을 경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때맞춰 일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의 감산 발언이 유가를 끌어올려 우려는 증폭됐다.

설 연휴로 혼미스러운 상황에서 잠시 비켜서 있던 한국 증시도 미국발 악재를 안고 출발해야 하는 부담이 생겼다. 특히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어 이번 주 공개되는 미국 경제지표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가장 주목되는 지표는 13일 발표되는 1월 소매판매 동향이다. 미국 경제를 뒷받침하고 있는 소비활동이 얼마나 위축됐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마켓워치는 전달의 0.4% 감소에 이어, 1월에도 0.2% 감소할 거라는 우울한 예상치를 내놓았다.

인플레이션 정도를 보여주는 수입물가 지수(15일 발표)도 관심사다.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은행 총재와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방은행 총재는 지난주 연설에서 “공격적인 금리인하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고 잇따라 경고했다. 이들의 주장이 수치로 증명되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공격적인 금리인하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특히 14일로 예정된 버냉키 FRB 의장의 의회 증언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연준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선엽 연구위원은 “미국 증시의 영향으로 주초 주가는 떨어지겠지만, 연휴라는 완충 장치 덕분에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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