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제 "도곡동 땅이 이명박씨 것이라는 소문을 보고 받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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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정호영 특검팀은 4일 오후 포스코개발이 도곡동 땅을 매입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핵심 참고인 김만제(73) 전 포항제철 회장을 소환해 조사 중이다.

이날 오후 2시 서울 역삼동 특검 사무실에 도착한 김 전 회장은 "1998년 감사원 감사의 발언의 취지가 무엇이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명박씨의 땅이라는 소문이 있다는 실무자의 보고가 있었다는 뜻일 뿐 이명박씨에게 물어본 것도 아니고 처남 (김재정씨)에게 물어본 것도 아니다"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김 전 회장은 또 "최근 이명박씨와 만난 적도 통화한 적도 없다, 요즘 연락조차 안 한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이어 지난해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이명박 후보가 김 전 회장에게 도곡동 땅을 사달라고 부탁했다"고 서청원 전 의원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 "서청원이라는 말도 꺼내지 말라"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앞서 검찰은 1998년 10월 감사원 감사에서 김 전 회장이 "도곡동 땅의 실소유주가 이명박씨라는 것을 김모 상무로부터 들었다"고 진술한 사실과 "김 전 회장의 지시에 따라 부지를 고가에 매입했다"는 임직원들의 진술을 확보하고 김 전 회장에게 두 차례에 걸쳐 출석을 요청했지만 응하지 않았다.

특검 출범 전인 지난해말 경제포럼 참석차 하와이로 출국했던 김 전 회장은 전날 귀국해 "도곡동 땅 매입을 지시한 적이 전혀 없고, 이 당선인 소유의 땅이라고 말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김 전 회장을 상대로 이 당선인로부터 도곡동 땅 매입을 권유받았는지, 이 당선인이 실소유주라는 말을 들었는지, 포스코개발이 198억원으로 평가한 매매 가격을 256억여원으로 높여 매입을 지시했는지 여부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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