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원만들기>李亨善씨의 경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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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직장 미혼여성들의 고민중 하나는 「결혼 후에도 계속 직장에 다녀야 하느냐」는 것 일게다.
요즘은 여성이 결혼 후에도 다닐 수 있는 직장이 많아지긴 했지만 여성의 입장에서는 가정주부와 직장인이라는 두가지 역할을 모두 잘 소화해야 하는 부담감이 적잖게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이현실이다.
그래서 직장을 그만 두면 편하기는 하겠지만 때로는 자기 성취를 위해 또는 경제적인 여건때문에 계속 직장을 다니는 여성들도많고,아예 직장여성을 원하는 총각들이 많아진 것이 최근의 세태(世態)이기도 하다.
기혼여성들이 직장생활을 하는 뒷면에는 이런 점들이 복합적으로뒤섞여 있다.
㈜코오롱에 다니는 이형선(李亨善.24.여)씨의 경우도 이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직장 생활 5년째인 李씨는 2년정도 더 직장에 다닌 후 결혼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결혼 후 직장생활을 계속 해야 하느냐는 것.
결혼과 동시에 직장을 그만두겠다고 마음을 먹었다가도 막상 집마련등 경제적인 기반을 잡는 문제를 생각하면 다시 머뭇거려지기도 한다.
그래서 李씨는 財테크 전문 설계사인 양맹수(梁孟洙.주택은행 검사부 차장)씨를 만나 두가지 문제를 어떻게 조화롭게 풀어나갈것인지를 놓고 의논했다.
◇현황=李씨의 현재 수입은 연간 약 1천80만원.월 평균 90만원을 버는 셈인데 이중 47만원을 저축한다.
李씨는 은행과 투자신탁사에 재형저축.근로자 장기저축.상호부금등 5개의 통장을 갖고 있는데,원금만 총 1천2백67만원이 불입돼 있다.
여기에 회사에서 받은 우리사주 18주(총 시가 43만원)가 있고 혼자 자취를 하고 있는 방의 전세보증금이 1천2백만원이다. 저축액의 이자를 고려하지 않고 이를 모두 합치면 李씨의 재산은 총 2천5백10만원이다.
그러나 전세보증금에 보태기 위해 집에서 빌린 9백만원이 빚으로 있다.
李씨는 결혼할 때 이를 모두 갚을 계획이다.
그녀는 또 결혼자금은 자신이 마련할 생각인데 혼수자금.지참금등 모두 합쳐 3천만원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설계사 조언=저축이 은행과 투신쪽으로 나눠져 있고 금융상품도 수익률이 높은 재형저축과 이자소득이 면제되는 근로자장기저축에 몰려 있어 금융상품의 정보에 밝은 편이다.
상호부금의 경우 금리가 연 8.5%로 낮기는 하지만 만기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해약하지는 말자.지금 깨면 금리에서 손해가 크기 때문이다.곧 만기가 되는 저축상품이 많은 李씨의 경우 앞으로 목돈을 어떻게 잘 굴리느냐가 문제다.
李씨는 우선 무엇때문에 돈이 필요한지를 먼저 결정해야 한다.
가령 노후대책이 목적일 때는 보험등에 가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아직 젊고 건강한 李씨의 경우 당장은 돈을 불리는 것이 시급하다.이때는 여유돈을 금리가 높고 안전한 상품으로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오는 6월에 만기가 되는 은행의 월급여 재형저축,상여형 재형저축과 투자신탁의 근로자장기저축 등 3개 상품에서 나오는 원리금 총 1천5백68만원은 금리가 높은 신탁상품에 2년동안 예치해 놓자.
이후에 만기가 되는 은행의 근로자 장기저축상품이나 상호부금 역시 마찬가지다.
이와 함께 5개 금융상품이 모두 만기가 되면 월 47만원을 새롭게 저축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게 된다.이 돈중 매달 10만원은 결혼후 주택마련에 대비해 주택청약예금에 가입하고 나머지37만원은 매달 붓는 적립식 신탁상품에 예금하자 .
자신을 세대주로 먼저 독립시켜놓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이렇게 하면 2년후 결혼할 때쯤이면 총 4천7백24만원이 생기는데 빚 9백만원과 결혼비용 3천만원을 빼고도 8백24만원을남길 수 있다.
다음부터는 李씨가 결혼후에도 계속 직장을 다니느냐 마느냐에 따라 달라지지만 경제적 기반을 잡을 때까지는 직장을 다니는 것이 낫다고 본다.
남편이 버는 돈에서 매달 30만원씩을 보태 매달 77만원씩을저축하면 늦어도 결혼한지 7년후에는 1억2천여만원을 모을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저축액을 금리가 높은 금융상품과 증권저축으로 나눠 이분법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가장 유리하다.
매월 40만원씩은 적립식 신탁상품에,30만원씩은 증권저축에 넣고 10만원은 주택청약부금에 붓는 것이다.
吳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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