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명문 숭의여고 191CM장신 정진경.김계령 관심집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9면

장래의 한국여자농구를 이끌어갈 2명의 장신센터가 나와 농구계를 들뜨게 하고 있다.
농구명문 숭의여고의 더블 센터 정진경(鄭珍敬.2학년)과 김계령(金季령.1학년.이상 1m91㎝)이 그 주인공.이들은 장충체육관에서 벌어지고 있는 제32회 봄철중고농구연맹전에서 위력적인고공플레이를 펼쳐보여 주목받고 있다.
鄭과 金의 플레이에 반한 농구전문가들은 『앞으로 이들을 스카우트하는 팀이 당장 실업농구 정상권을 호령하게 될 것』이라고 단언한다.
鄭과 金은 아시아 최강팀인 중국 센터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중국선수가 무색할 만큼 힘과 탄력을 겸비했고 게임의 흐름을읽는 능력이 뛰어나다.좀더 경험을 쌓고 체계적인 센터수업을 쌓는다면 현재 실업 최고센터인 정은순(鄭銀順.1m8 7㎝)을 능가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중국의 센터들은 2m4㎝의 정하이샤를 제외하곤 대개 1m90㎝대의 신장을 지녔다.신장이 겁날 정도는 아니지만 힘과 세기를겸비한 남성적인 플레이를 펼쳐 역대 한국센터들이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시야가 넓고 피딩패스가 뛰어났던 박찬숙 (朴贊淑.
1m88㎝)을 제외하곤 중국센터들과 정면대결을 벌인 센터가 없다.鄭과 金의 출현은 농구전문가들에게 이제 중국의 고공농구와 당당히 겨뤄볼 만하다는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두 선수를 스카우트하려는 여자실업팀들의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억대의 몸값이 제시되고 있으며 현대산업개발.코오롱.삼성생명.
태평양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정진경과 김계령은 같은 장신이면서도 농구체질이 다르다.
鄭은 흑인선수처럼 하체가 길고 탄력이 좋다.시야가 탁 틔어 피딩패스에 능하고 공격지원능력이 발군이다.반면 상체가 잘 발달한 金은 골밑 몸싸움을 즐기고 득점욕이 강하다.두선수가 함께 투입되면 가위 무적이다.
숭의여고 이옥자(李玉慈)코치는 정진경을 하이 포스트(자유투 라인 부근)에,김계령을 로 포스트(골밑)에 포진시켜 鄭에게 롱리바운드(길게 떨어지는 리바운드)와 피딩을,金에게 쇼트 리바운드와 골밑 득점을 분담시키고 있다.李코치는 鄭과 金이 아직도 성장을 계속하고 있는 점을 중시해 강한 훈련보다 기본기를 다지고 있다고 설명한다.그러니까 두 선수의 잠재력은 아직 반도 공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鄭과 金은 숭의국민학교 4학년때 함께 농구에 입문했다.
농구인 2세라는 점도 같다.鄭은 수도공고에서 선수생활을 했던정영석씨,金은 건국대 출신 김진도씨의 딸이다.金은 전국가대표 투포환선수인 「아시아의 마녀」 백옥자씨의 딸로 더 유명하다.
許珍碩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