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벌러 중국간 장애인 조선족처녀 배신.격분 칼로 찔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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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베이징(北京)한인사회에서는 최근 외국인교도소에 수감중인 민영길(閔泳吉.34)씨에 대한 석방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閔씨가 중국땅에 첫발을 디딘 것은 한국인투자업체인 톈진(天津)유성악기유한공사에 기타 제조기술자로 취업한 것은 지난 92년2월.12세때 불의의 교통사고로 한쪽 발을 잃은 閔씨는 말도 통하지 않는 이국땅에서 이중고(二重苦)를 겪던중 두달만에 같은공장에서 일하던 조선족 처녀 趙모(19)씨와 사랑에 빠져 동거에 들어갔다.
그러나 閔씨의 불행은 그때부터 시작됐다.동거와 함께 趙씨는 중국에서 받는 급여(月50만원)를 생활비로 내놓도록 요구했고 반년뒤에는 한국의 국내급여(1백만원)도 가져오라고 강요했다.
그러나 지난해 4월중순 연변(延邊)에다 혼인신고를 하기로 약속했던 趙씨는 갑자기 행방을 감췄다.
갈만한 곳을 모조리 뒤지던 閔씨는 가까스로 베이징의 한 가라오케에서 趙씨를 찾아냈다.
달래도 보고 윽박지르기도 했지만 趙씨는 냉랭하기만 했다.趙씨는 다시 살자는 閔씨에게『당신같은 사람과 결혼할 걸로 생각했느냐』고 쏘아붙였다.울화가 치민 閔씨는 가지고 다니던 손톱깎이 칼로 변심한 애인의 등을 두차례 찌르고야 말았다.
그는 중국공안당국에 체포돼 외국인 형사사건을 다루는 고등법원에서 5년형을 선고받았다.
閔씨에 대한 석방운동을 펼치는 현지 한국인들은『이번 사건은 우발적인 범행인데다 피해정도가 경미하고 피해보상금도 지급해 민사소송이 취하됐다』며 진짜 피해자는 閔씨라고 말하고 있다.
이들은 또 사건발생후 중국공안당국이 주중(駐中)한국대사관에 이 문제를 수습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성의를 보이지 않아 사태가 악화됐다며 대사관측을 비난했다.
[北京=文日鉉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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