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鵬,물가정책 실패 비판-경제관료들 문책 확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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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北京=文日鉉특파원]리펑(李鵬)중국총리는 5일 베이징(北京)인민대회당에서 개막된 제8기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제3차 전체회의에 참석해「정부공작보고」를 통해 물가폭등에 관한 정책과오를 처음 언급했다.
李총리는 장쩌민(江澤民)국가주석 등 최고지도부와 2천6백42명의 대표들이 참석한 이날 국정보고를 통해 『지난해 정부 각급기관의 정책적 착오와 오판 등으로 소비자물가지수가 당초 목표치인 10%를 훨씬 넘는 21.4%를 기록해 국민 들의 강한 불만을 야기했다』고 비판했다.
李총리는 이에 따라 올해 경제성장 목표를 지난해보다 낮은 8~9%선으로 하향조정하고 ▲생필품가격 관리감독 강화 ▲통화량 공급축소 및 고정자산 투자억제 등을 통해 물가오름세를 15%이내로 억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정치지도자가 당국의 정책과오를 시인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평가되고 있는데 이는 물가관리 실패에 따른 위기의식과 함께 관련부문 책임자들에 대한 문책을 예고하는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그는 또 외교분야와 관련해 북한.한국순으로 보고하던 전례를 깨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유지를 위해 중국이 적극적 역할을수행했다』고 짤막하게 언급해 남.북한에 대한 등거리외교정책을 시사했다.
한편 李총리는 이날 1만6천자의 정부공작보고를 약2시간에 걸쳐 낭독하면서 낭독시작 3분만에 자리에 앉는 등 대부분의 공작보고를 앉아서 읽어 지병인 심장병이 악화된 것 아니냐는 추측을낳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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