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책>"제3의 이데올로기" 梁熙錫지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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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진실의 전도(轉倒)가 오늘날 세계적 현상이 되고 있다.평화를부르짖으면서도 인류는 제국주의.절대주의.과학주의란 이름으로 전쟁을 일으키곤 한다.
저자는 마지막 유저(遺著)가 된 이 책에서 평화가 정상적인 사회상태를 가리킨다면 전쟁은 이와 반대의 상태라고 말한다.그리고 전쟁이라는 비정상의 상태는 제국주의.과학주의.상업주의에서 유래한다고 진단하면서 그것들을 정당화해왔던 여러 이론의 기수들,예컨대 윤리.도덕을 파탄시킨 마키아벨리,권력을 비하시킨 애덤스미스,자본주의를 경멸한 마르크스등을 비판한다.저자는 이들의 이론이 사회과학의 초석을 세우는데 기여했지만,사회.역사적 진실을 세우는데는 실패했다고 본다.
이들 이론 대신에 저자는 『인간은 만물의 척도』라고 주장한 프로타고라스로 대변되는 소피스트에서 평화의 가능성을 찾고 있다.이들의 주장이야말로 인간의 소중함을 대중에게 일깨워주려했던 진정한 휴머니즘이라 주장한다.소피스트는 인간의 주 체성을 강조한 상대주의철학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패권과 전쟁의 무기가 되어왔던 과학주의.보편주의 대신 인간주체성과 인간노동의 신성함이 보호될 수 있는 상대주의를옹호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 주장의 핵심이다.〈자유문고刊.3백35쪽.6천원〉.
〈金蒼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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