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원만들기>都源國씨의 경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돈이 돈을 번다」는 말이 있다.
상대적으로 그만큼 원래 가진 것이 없는 사람은 돈을 모으기가힘들다는 뜻이기도 하다.그렇다고 이 말이 「돈이 없이 출발한 사람은 항상 가난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인생 길에는 변수가 많아 노력여하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도원국(都源國.35.LG금속 과장)씨는 지난 87년 결혼할 때 보증금 1백만원에 월 10만원씩 주는 월세(月貰)로 출발했다. 그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꾸준히 돈을 모아 재산도 다소불렸고,한달에 한번쯤은 테니스장을 찾거나 바다낚시를 떠나는등 나름대로 즐겁게 살아왔다.그러다 둘째 아이가 최근 첫 돌을 맞았고,큰 아이가 유치원에 입학할 나이가 되자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다가왔다.시간이 갈수록 돈 들어갈 일이 많아질 것은 뻔한데,30대 중반에도 아직 집을 마련하지 못한데다 빚까지 지고 있는 것이 불현듯 커다란 걱정거리로 등장한 것이다.
그래서 그는 財테크설계 전문가인 양맹수(梁孟洙.주택은행 검사부 차장)씨를 찾아 미래를 설계해 보았다.
◇현황=都씨의 연(年)수입은 작년의 경우 2천만원,올해는 2천3백~2천4백만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중 개인연금신탁.정기적금등 금융상품에 월 24만원씩 넣어 총 예금액이 현재 2백만원이고,이달부터는 매월 50만원씩 계를붓기 시작했다.
90년에 가입해 만기가 지난 주택부금에는 2백만원이 예금되어있다. 都씨는 작년부터 8백만원으로 주식투자를 해왔는데 지금은주식시장이 침체돼 손해를 보고 있다.주택은 서울 상도동에서 3천만원짜리 전세에 살고 있다.따라서 그의 전 재산은 4천2백50만원이다.
都씨는 그러나 지난해 전세금등을 위해 은행과 신용카드사에서 2천만원을 빌린 뒤 매달 조금씩 갚아 현재는 1천7백만원의 빚을 갖고 있다.
◇전문가 설계=「내 집 마련」은 모든 무주택자의 꿈이지만,갖고 있는 기본재산이 적을 때는 무리한 주택 구입이 오히려 짐이돼 기본 생활마저 흔들리게 할 우려가 있다.그런 경우 일단 기본 재산을 불리는 것이 우선이다.
그렇지 않으면 집을 마련했다 하더라도 이자부담이 너무 커 결국에는 어렵게 산 집을 지탱하지 못하는 「불행한」 일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일반적으로 집을 살 때는 최소한 집 값의 3분의2정도는 자기돈을 갖고 있어야 그런대로 꾸려 나갈 수 있다.
따라서 都씨는 당장 집을 사기보다 우선 재산을 불리는데 힘을쏟는 것이 낫다는 이야기다.
그러면 7년 뒤에는 최소한 현재 재산의 3배가 조금 넘는 1억3천2백84만원을 모을 수 있다.
다음으로 都씨와 같이 매월 수입이 일정한 경우 1억원을 돌파하기 위한 財테크전략의 첫 걸음은 「씀씀이를 줄이는 것」이다.
은행에서 돈을 대출받아 3천만원씩이나 전세금으로 묻어둘 필요가 없다.
자금운용 면에서 보면 전세금은 전혀 수익이 나지 않는 상품이다. 빠른 시간내에 경기도 부천등 전세금이 더 싼 곳으로 집을옮겨 주택비용을 줄이도록 하자.
또 기본 재산의 규모가 작을 때는 조금이라도 금리가 높은 상품에 투자해 돈을 불리는 것이 효과적이다.
매월 불입하는 적금과 개인연금신탁을 해약하고,주식도 어느 정도 주식가격이 회복되면 팔아 일단 은행빚 1천만원부터 갚도록 하자. 노후대책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힘(돈)을 한 곳(투자처)에 쏟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계는 수익률이 연24%로 높지만 안정성이 낮다는 단점이 있다. 요즘은 수익성이 높고,안전한 금융상품이 많은 만큼 가능하면계를 다른 사람에게 팔고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것을 권유하고 싶다. 이렇게 재산 구조를 개편한 후 새로운 투자를 하는 것이다. 현재 都씨가 매월 저축할 수 있는 규모는 월 76만원인데 이를 소액채권우대저축(25만원),적립식 신탁상품(25만원),공사채형 수익증권(26만원)으로 나눠 저축하면 年이자를 13~14%로 계산할 때 7년 후에는 전세금 3천만원을 빼 고도 최소한 1억2백84만원을 손에 쥘 수 있다.
吳泳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