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반갑잖은 아빠부대 극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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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한창 시즌중인 배구.농구에서 「오빠부대」란 말은 더이상 낯선유행어가 아니다.그러나 「아빠부대」란 말이 최근 배구계에 나돌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오빠부대는 남자스타플레이어들을 극성스레 응원하는 여중.고생들을 일컫지만 아빠부대란 원정경기 때마다 주로 여자팀에 나타나는 선수들의 아버지들을 가리킨다.
협회나 팀들로서도 오빠부대는 대환영이지만 아빠부대는 별로 환영의 대상이 못된다.툭하면 선수기용을 둘러싸고 팀관계자에게 항의하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아예 플로어에 내려와 따로 작전을 지시(?)하는 「몰상식파」도 있다.그러던중 「바지 바람」이 세기로 이름난 호남정유의 아빠부대들이 최근 떼로 몰려와 심판을 위협(?)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들은 24일 호남정유가 현대에 역전패하자 『심판판정 때문에졌다』며 다짜고짜 徐모 심판의 팔을 끌어당기며 경위해명과 함께『책임질 것』을 요구했다.당시 부심이 터무니없이 호남정유의 네트터치를 선언하는 바람에 졌다는게 이들 아빠부 대들의 주장이었다. 이들이 양복을 찢어가며 봉변을 준 徐씨는 이날 아예 심판을 보지도 않았던 인물.이날 부심은 金모씨였으나 심판분과위는 『자체 회의결과 이날 판정엔 아무런 하자가 없다』고 결론,이들부형들이 공개석상에 나타나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이 들은 4차대회까지 徐씨를 폭행한 부형들이 공개사과를 하지 않을 경우 호유게임을 보이콧하겠다는 강경한 자세다.
호유팀 관계자들은 이들의 몸싸움이 끝날 즈음 뒤늦게 나타나 사과하기는 했으나 심판부에서는 진의(?)를 확인할 때까지 사과접수를 유보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파문은 계속될 전망이다.물론 심판판정이 신(神)이 하는 것이 아닌 이상 오류는 있을수 있다.
그렇다고 부형들이 몰려다니며 심판에게 싸움을 거는 행태는 선례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팀과 가해당사자 모두에게 강력한 제재가 필요한 시점이다.
대전=申東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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