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방심으로 좌절된 전관왕 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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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순간의 방심이 금메달 1개를 앗아갔다.
한국의 에이스 채지훈(蔡智薰.21.연세대)은 쇼트트랙 전종목석권의 최대고비였던 남자5백m 준준결승에서 피니시라인 5m를 남겨두고 방심하는 사이 중국선수에「스케이트 반날의 차」인 1백분의1초차로 뒤져 준결승진출에 실패했다.
5백m는 蔡가 지난해 열린 릴레함메르 겨울올림픽에서 금메달을따냈던 종목.
그러나 이번 대회에는 중국을 비롯한 각국의 도전이 만만치않아결코 안심할 수 없는 긴박한 상황이었다.
蔡의 중도탈락은 곧바로 한국선수단에 일파만파의 충격으로 이어졌고 결국 당초의 금메달 목표를 수정해야할 지경에 이르렀다.
쇼트트랙은 예선.준준결승.준결승.결승까지 경기당일 모두 치러지기때문에 힘의 안배가 절실히 요구되는 종목.
따라서 출전선수들은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경기운영의 완급을 조절할 줄 아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이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채지훈은 이날 체력안배에 신경쓰다 오히려 막판까지 사력을 다한 중국선수에 덜미를 잡힌 꼴이 됐다. 그는 결승라인을 통과하기 직전 자신이 2위임을 확신,마지막까지 스퍼트하지않고 허리를 펴고 일어서는 순간 옆으로 치고들어오는 중국선수에「칼날반」이란 믿기 어려운 차로 예선탈락하고말았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중국.유럽.일본.미국등 각국 선수단은 한국타도에 혈안이 돼있다.
특히 중국은 98나가노겨울올림픽에 대비,이번 대회를 전초전으로 삼고 전력투구하고 있다는 점을 한국선수나 코칭스태프는 명심했어야 했다.
남녀 10개의 금메달이 걸린 이번 U대회 쇼트트랙에서 첫날 경기결과 한국은 반타작에 그쳤다.쇼트트랙 종주국으로서의 위치가흔들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하카(스페인)=鄭太熙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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