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키리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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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극단 여인극장이 광복 50년 기념공연으로 마련한 작품.감춰진진실을 찾아나서며 역사적 사실에 대한 편견을 완전히 파괴하는 이 극은 연극적 놀이기법을 동원해 무거운 주제를 재미있게 풀어낸다.『키리에』는 천주교 미사때 사용하는 음악으 로 「주여,불쌍히 여기소서」란 뜻의 라틴어.
「깐깐이」연출가 강유정,중견 여성작가 이현화,첫 연극무대 데뷔 무대미술가 정진화씨등 굵직한 여성 예술인들이 머리를 맞대고만들어낸 야심작이다.여성연출가론 연극계 최고 원로급인 강유정씨가 특유의 발걸음까지 재는 연출로 사실적인 무대 를 재단하고 『카덴자』『불가불가』등 연극팬들의 기억에 생생히 남아있는 문제작들을 잇따라 발표했던 작가 이현화의 역사인식이 감칠맛 나는 언어로 풀어진다.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귀국해 첫선을 보이는 정진화씨의 무대꾸미기도 주목거리다.
광복 50주년을 맞아 학생들의 청문회가 열린다.반애국인사들을단죄하고 일제시대 조선인 형사의 파렴치한 행각을 고발하는 자리다.그러나 청문회 과정에서 일본의 주구로 알려졌던 경시청 가네야마 형사가 사실은 숨은 애국자였음이 드러나면서 극은 반전을 이룬다. 3월11일까지 문예회관대극장.매일 오후4시.7시30분.(387)0529.
李正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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