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4大그룹 경쟁시대로-삼성도가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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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국내 프로축구가 재미있어진다.
22일 삼성그룹이 프로축구단 창단을 공식 발표했다.
기존의 현대(현대 호랑이).대우(대우 로얄즈).LG(LG 치타스)에 이어 삼성이 발을 들여놓음으로써 프로축구는 국내 4대그룹이 모두 참여하는 「유일한」 프로스포츠가 됐다.
현재 삼성과 LG가 뛰고 있는 프로야구는 현대가 가입을 추진하다 아마추어 상태로 창단했으며,농구는 기존의 삼성과 현대에 LG가 96년 창단을 발표한 상태다.
프로야구와 농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프로축구의 인기가 덜한 편이지만 삼성의 가세로 인기판도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올시즌 전남 드래곤즈와 전북 다이노스가 참여함으로써 8개구단이 짜임새 있는 리그를 펼치는데다 내년에는 전국에 연고를가진 9개 구단이 본격적인 라이벌 대결을 벌일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의 가세는 프로축구 양상을 상당부분 바꿀 것으로 기대된다. 프로축구연맹은 올시즌부터 지역연고제를 강화,팀명칭을 기업이 아닌 지역으로 바꿀 것을 권유하고 서울에 연고를 가졌던 일화.유공.LG에 지방이전을 권한바 있다.
삼성은 창단 발표식에서 수원을 연고지로 하고 공모를 통해 정할 팀명칭 역시 「수원 ×××」로 할 것을 명확히 했다.
삼성은 또한 8월엔 프로축구단을 독립법인으로 발족시킬 것을 공언했다.
기존구단 중에서는 지난해 독립법인을 추진했던 포철이 연기했기때문에 신생팀인 삼성의 독립법인 선언은 기존구단에 자극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구단들이 독립법인이 되면 지역주민과 기업들을 주주로 끌어들일수 있고 관중동원등 팬서비스의 발전을 기대할수 있다.
이날 삼성프로축구단의 단장.감독으로 계약한 윤성규(尹星奎)단장과 김호(金浩)前월드컵대표감독은 이구동성으로 『승부에 치우치지 않고 즐기는 축구를 추구하겠다』『떳떳하지 못하게 우승하기 보다는 패하더라도 멋진 팀이 되겠다』는 의사를 밝 혔다.
이는 지난 시즌 철저한 공격축구로 팬들의 인기를 끌었던 LG와도 맞아떨어지는 부분이어서 이기기 위해 「재미없는 축구」로 팬들을 외면했던 프로축구리그에 팬들을 끌어들이는데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스포츠단의 박성인(朴聖仁)전무는 『아직 정확한 예산은 책정되지 않았지만 구단운영과 선수들을 위한 충분한 뒷받침을 할 각오가 돼있다』고 밝혀 96년 시즌에는 기존 구단들과의 화끈한한판 승부가 예상된다.
孫長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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