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교육바로알자>사고력훈련이 아이디어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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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국민학교 5학년인 영식이는 시험에 대비해 학습지를 풀고 또 푼다.영식 엄마는 다섯종류의 학습지를 구해 하나를 풀고 나면 또다른 학습지를 주면서 두차례씩 풀어 보라고 한다.공부를 잘해야 훌륭한 사람이 된다는 말에 길들여진 영식이는 엄마가 시키는대로 잘 따른다.이런 만큼 대개는 1백점 만점을 받아 오게 마련이다.거의가 이미 풀어 본 문제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국민학교 5년생인 데비는 다른 친구들과 함께 동화책을읽고 그 후속편을 짓고 있다.이야기를 다 쓰고 난 뒤에는 다른친구들에게 들려주고 부족한 점등에 대한 비판을 들은 다음 다시보완,선생님께 제출할 예정이다.데비의 친구들 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국민학교 학생들은 각종 자료에 나와 있는 이야기나 주장의 장단점 또는 옳고 그름을 비교 분석,자신의 견해를 덧붙여발표하고 여기에 급우들의 의견을 반영해 제출하면 학교는 이 글을 작은 문집으로 발간한다.미국에서는 대부분의 아이들이 취학전부터 백과사전 사용법을 익히고 도서관 이용법을 1학년때 배운다. 영식이나 데비 모두 영재로 판별될 수 있는 아이들이다.그러나 둘의 학습활동 양태는 매우 다르다.서양 아이들은 어려서부터자신의 취향에 따라 목표를 설정하고 스스로 선택하지 않은 것은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자기가 좋아하지 않는 분야의 기본적개념과 기능은 매우 낮은 수준인 반면 좋아하는 분야는 매우 풍부하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으며 나아가 이를 실현하고자자발적으로 노력한다.
우리 아이들은 교과서 내용을 달달 외우며 지식과 개념의 숙달에 많은 시간을 보내는 대신 높은 사고를 요구하는 분석.종합.
평가 활동은 등한시한다.중.고교로 갈수록 창의성 발휘에 필요한풍부하고 다양한 경험과 고급 사고기능의 발휘기회 가 점점 줄어든다. 이같은 차이를 감안할때 우리 아이들의 인내심.근면성실한태도와 서양아이들의 창의적 아이디어 생산능력을 갖춘다면 자아실현과 사회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 분명하다는 점에서 이는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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