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산책>電子민주주의(TELEDEMOCRACY)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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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커뮤니케이션의 발달은 정치과정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미국의 경우 지난 40년대 루스벨트대통령은 당시의 뉴미디어인라디오를 이용한 노변정담(爐邊政談)으로 정책을 국민들에게 직접호소하였다.60년대 케네디와 닉슨은 텔레비전에 등장하여 대통령후보자간의 TV토론을 벌여 엄청난 이벤트를 창출했다.
정치인중에는 스티븐슨이나 먼데일처럼 유능한 자질에도 불구하고커뮤니케이션 수단에 적응하지 못하여 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예가허다하다.전달과정의 수단으로써 커뮤니케이션은 자연히 정치적으로중요한 역할을 하게된다.
컴퓨터나 전자통신등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정치적 참여의수단으로 활성화하고자 시도하는 전자민주주의(Teledemocracy)프로젝트가 확발히 논의되고 있다.
한 예로 92년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무소속의 로스 페로 후보는 전자식 마을회관제도를 주장하였는데 이는 컴퓨터와 전자통신,그리고 뉴미디어를 주민의견수렴에 적극적으로 활용하자는 계획이다. 전자민주주의의 예를 들면 행정구역개편과 같은 사안을 결정할경우 지역주민이 컴퓨터단말기를 통해 개편안에 포함된 다양한 내용을 데이터베이스에서 검색하고 의문점에 대해 질의응답하고 자신의 결정을 입력하는 방법도 가능한 것이다.
이러한 방법은 감정이나 피상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그것도 정해진 투표일에 단순히 찬반을 나타내지 않으면 안되는 현재의 기표식 방법보다 훨씬 유연하고 심층적이어서 주민의 의사를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국회에서 어떤 법안이 제출되었을 때는 관심있는 시민이 컴퓨터단말기를 통해 국회의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하여 제안자의 제안의지,관련법안과의 관계,법안의 변천과정,각 정단의 의견이나 법안의 예산규모등을 검색하고 자신의 의견을 전자사 서함에 남기고 찬반의견을 전달하는 방안도 상상할 수 있다.케이블TV에는 새로운 뉴스채널과 국회의사당 중계방송이 제공될 것으로 알려져 바야흐로 우리나라에도 미국 CNN의「래리킹 쇼」와 같은 전문 정책토론프로나 C-SPAN과 같은 정치 채널이 생기게 되고 전국 50여지역에서는 지역유선방송국에서 자체적으로 제작한 지역뉴스가 일부나마 제공될 예정이다.
현재 부산.대구.대전등 지방에는 지역신문들이 나름대로 상당한독자층을 확보하여 중앙과는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이러한 커뮤니케이션의 변화는 앞으로 우리나라의 정치에 큰 반향을 일으킬것으로 보여진다.오는 6월이면 지자체 선거가 있고 내년에는 국회의원 선거가 있다.커뮤니케이션과 정보환경이 달라지면 우리나라정치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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