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에서>세상살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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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카네기 처세론』은 1936년 출간된 이래 지금까지 「인간관계의 복음서」라고 불려질 정도로 유명하다.
그가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직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제시하고 있는 방법은 간단 명료하다.다른 사람에게 즐겁게 대하고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라.결코 다투려 하지 말고 비판.비난.불평(3C:Criticize,Condemn,Co mplain)을 하지 말라.설사 당신이 옳더라도 당신이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하라.항상 웃으면서 상대방의 이름을 기억해 주어라 등이다.
요즘 이러한 인간관계론에 대해 반론이 제기되고 있는 것은 개성과 다양성이 중시되는 현대사회이기 때문이리라.첫째 카네기는 가식적인 인간관계를 가르치고 있다고 한다.별로 좋아하지 않는 상대방에 대해서도 그저 웃으면서 그 사람의 입장에 서 생각해야한다면 이것이야말로 가식이 아니고 무엇이냐는 것이다.둘째 카네기의 인간관계는 자기의 몰(沒)개성화를 지향하고 있다고 한다.
상대방의 입장에 따라 자기를 맞춰야 한다면 자기의 개성이 설 자리가 없지 않으냐는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 베스트셀러로 기록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고 한다.
이책은 서두에 「내면으로부터의 시작」을 강조하고 있다.갈수록치열해지는 각종 경쟁을 이겨나가자면 카네기식의 외형적인 처세술보다는 겸손.정직.성실.근면.절제등 훌륭하고 건전한 내면을 갖추고 원칙중심으로 처신해야 한다고 한다.내면이 좋지 않은 사람이 처세술만 밝으면 위선자나 이중인격자가 되기 십상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원칙중심의 삶이야말로 나침반과 같다고 한다.나침반이 동서남북을 올바로 표시함으로써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게하는 것처럼 원칙중심의 삶은 인생성공의 길을 반드시 인도해 준다는 것이다.
세상사는 법이 시대에 따라 달라질 일은 아닐 것이다.그런데 세상을 살다보면 온갖 술수와 묘책이 다 동원되는 것을 이따금씩경험하게 된다.원칙보다는 요령이나 가식에 물들어 인생성공의 길에서 멀어지고 있지나 않은지 우리 각자가 한번씩 되돌아볼 일이다. 〈재정경제원 예산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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