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 투자 주춤-경기안정책등 여건변화 게획수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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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대부분의 기업들이 올해 투자계획을 수정하고 있다.작년말 의욕적인 투자확대계획을 수립했으나 두달이 채 안돼 경영환경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 우선순위를 재조정,불요불급한 보완투자는 하반기로 미루는가하면 해외투자 시기를 재점검하고 있다.
〈관계기사 27面〉 일부 그룹들은 경영여건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사장단회의에서 투자수정계획을 주요 안건으로 상정하거나 산하 경제연구소에 심도있는 검토를 긴급지시한 상태다.
이같은 움직임은 ▲정부의 안정정책 시동과 이에 따른 국내금리의 추가상승 우려및 국제금리 인상추이▲지방자치제등 불확실한 정치적상황▲호황지속 여부에 대한 우려등 기업주변 여건이 작년말 계획수립때는 예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갑자기 변해 가고 있는데따른 것이다.
이와 함께 ▲부동산실명제의 영향▲예측불능의 노동계 움직임등도기업들이 계획된 투자집행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한편으로는 재정경제원이 14일낮 주요 대기업그룹투자기획 담당임원을 서울 상의회관으로 불러 물 가안정과 경기과열방지를 위해 투자시기 조정을 요청함으로써 투자계획수정 움직임은 곧 산업계 전체로 번질 전망이다.
대우그룹은 지난달말 대우경제연구소에 올해 투자계획과 관련,경기전망과 자금확보.부작용등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도록 지시했다.
대우연구소는 지난주 1차 내부보고서를 작성했으며 곧 최종안을 확정,회장단 간담회에 보고할 계획이다.1차 보고서 는 『올 연말이나 내년초가 경기호황기의 정점이어서 내년부터는 경기가 기울가능성이 커 올해 대규모투자는 위험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한화그룹은 최근 사장단회의에 계열사별 투자조정안을 상정,적기(適期)여부를 논의했다 .사장단은 금리추세와 주변여건을 좀 더 두고 본뒤 조만간 다시 거론키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경우 투자시기가 생존을 좌우하는 반도체등 분야는 고금리와 상관없이 계획대로 집행하고 그렇지 않은 분야는 일단 하반기로 미룬다는 방침이다.
LG전자의 고위간부는 『올해 투자계획을 의욕적으로 짰으나 정부가 장비도입용 외화대출 한도를 줄여 집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그러나 꼭 해야할 투자여서 그 시기를 다소 늦추는 방안을 짜고 있다』고 설명했다.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올해부터 시작하려던 해외투자는 시기를 조정키로 했다』고 밝혔다.
또 선경그룹 투자담당 임원은 『계열사 담당임원과 거의 매일 접촉,주변여건 변화에 대한 대책을 논의중』이라고 말했다.
鄭在領.趙鏞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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