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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속 증시 … 믿을 건‘실적’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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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미국 경제가 흔들리면서 국내 증시도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워졌다. 지난주 코스피지수가 1700선을 지켜내면서 단기적으론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골이 깊었으니 산도 높을 것’이란 이유다.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해 10월과 비교하면 16.5%나 떨어졌으니 많이 떨어진 주식을 중심으로 다시 오를 것이란 얘기다.

그러나 길게 보면 여전히 안개 속이다. 지난 주말 부시 미국 대통령이 경기부양책을 내놓았지만 미국 증시는 되레 하락했다. 세계 증시는 미국과의 ‘커플링’(주가가 오를 때 같이 오르고 떨어질 때 같이 떨어지는 현상)이 강해지고 있고,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 증시의 영향에서 장기간 자유로울 수는 없다.

교보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이 “국내 증시가 기술적으로 반등하더라도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며, 낙폭은 더 클 것”이라고 지적한 것도 그래서다. 반면 동양종금증권 리서치센터 서명석 상무는 “최악의 상황은 지난 만큼 어느 정도 안정적인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렇게 헷갈릴 때는 보다 방어적인 포트폴리오를 짜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기대 수익률은 잔뜩 낮추고 분산 투자하되 기업가치가 높은 회사를 골라야 한다는 것이다.

 ◆“실적 좋고 낙폭 크면 OK”=지난해 10월 말보다 30% 이상 하락한 종목이 거래소에만 100개가 넘는다. 이 중엔 실적이 좋은 종목도 많다. 우리투자증권 박종현 리서치센터장은 “IT와 자동차 관련 기업들은 충분히 매력적일 만큼 주가가 떨어진 상태”라며 “싼값에 주식을 살 기회”라고 강조했다.

경기에 덜 민감한 주식도 주목할 만하다. 음식료·제약 관련 종목이 대표적이다. 대신증권 성진경 시장전략팀장은 “외부 충격이 진정되면 가장 먼저 두각을 드러낼 것”이라고 진단했다.

동양종금증권 서 상무는 “새 정부의 경제 정책 수혜주들도 눈여겨볼 만하다”며 “금융 관련주나 증권주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전망했다.

◆가치·배당주 펀드에 주목해야=배당주 펀드는 배당으로 얻는 수익이 덤으로 나오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하락장에서 강하다. 가치주는 실제 가치보다 저평가된 주식을 사서 제값을 받을 때까지 기다리는 전략을 사용한다. 역시 시장이 하락할 때 상대적으로 잘 버틴다.

가치·배당주 펀드의 대명사로 손꼽히는 신영투신운용의 ‘신영밸류고배당주식1C4’는 지난주 코스피지수가 5.55% 하락하는 가운데서도 하락률이 2.48%에 그쳤다. ‘프런티어배당한아름주식CLASSC1’도 같은 기간 -2.57%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비교적 양호한 성과를 거뒀다.

주가연계증권(ELS)도 주목할 만하다. ELS는 기초자산이 되는 종목의 주가 움직임에 따라 원래 약속한 수익률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상품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만기까지 40∼50% 급락하지만 않으면 연 10% 안팎의 수익을 보장한다.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연 20% 안팎의 고수익을 맛볼 수도 있다. 그러나 원금 손실 위험도 있는 만큼 조건을 잘 따져봐야 한다.

최현철·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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