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반기식은 아날로그 월·주·일 단위 계획 짜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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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당선인은 18일 “정부조직 개편안이 발표됐으니 정부 규제도 완화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타임 스케줄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 인수위 간사단 회의에 참석해서다.

 정부조직 개편에 이은 강조점이 규제 개혁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특히 그는 “금년 상반기, 하반기 이런 식의 (규제 개혁) 계획은 디지털 시대에 맞지 않다”며 “월별 계획을 짜고, 또 첫째 주 둘째 주 며칠 무슨 요일까지 한다, 이런 식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상반기, 하반기 이런 식은 아날로그 사고며 그런 식이라면 컴퓨터를 쓸 필요도 없다”고 강조했다. 크게 뭉뚱그려 잡는 아날로그 시간표 대신 세밀하고 촘촘한 디지털 시간표에 맞춰 규제 개혁을 진행하라는 주문이다.

 ◆MB식 디지털 시간표=이 당선인은 ‘시간의 효율성’을 강조했다. 그는 “과거 정부에서도 규제 완화를 말했지만 건수만 많았지 실제론 효과적으로 안 했다”며 “빠른 시간 내 정리해서 국민과 기업이 예측 가능하도록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당선인은 이날 회의 책상에 올려진 ‘아침용’ 샌드위치와 우유 등을 가리키며 “나는 아침을 먹고 왔는데 또 아침을 주네.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식사하면서 들으시라”는 말로 오전 7시 30분 간사회의를 시작했다. 그는 이어 “투자 환경이 바뀔 거란 뉴스에 세계가 관심이 많다. 규제에 대한 문제를 구체적이고 세부적으로 계획을 짜놓는 게 좋겠다”며 ‘이명박식 디지털 시간표’를 거듭 주문했다.

 실제로 인수위는 ‘구체적으로 촘촘하게’라는 ‘MB식 디지털 시간표’에 맞춰 규제 개혁 로드맵을 작성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급한 과제일 경우 2월 임시국회에서 즉각 관련 법령을 수정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박재완 정부혁신·규제개혁 TF팀장은 “조직 개편 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획기적인 규제 개혁 작업에 착수한다”며 “특히 금융산업을 옥죄는 금융 규제와 방송통신산업의 여러 규제를 획기적으로 푸는 것을 최우선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규제 개혁은 현장에서”=이 당선인은 “살아있는 정책을 써야 투자가 된다”며 ‘규제 개혁=현장’이란 등식도 내보였다. 그는 “아직도 (각종 규제로) 공장 이전이나 확장이 제대로 안 된다”며 “인수위가 페이퍼(문서)만으로 하면 안 되고 현장에 가서 확인하고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규제 개혁에 시동을 걸기 위해 각종 규제에 묶여 있는 현장부터 찾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 당선인은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만든다고 사무실에서 떠들어봐야 기업하는 사람들은 믿지도 않고 웃는다”며 “나도 지방에 가서 둘러보겠다. 말로 하면 안 된다. 책임자가 현장에 들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당선인은 24일 호남을 시작으로 지방 민생·경제 현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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