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스포츠>벤 호건의 실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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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벤 호건은 위대한 프로골퍼다.아무도 역대 골퍼중 그를 다섯손가락 안에 꼽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실력으로 보면 남이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발군이었다.게다가투철한 불굴의 의지의 소유자였다.
그는 한창 전성기이던 지난 49년 거의 죽을 정도로 대형 교통사고를 당했다.더이상 골프를 칠 수 없다는 선고가 내려졌다.
그러나 그는 이를 극복했다.
다음해인 50년 US오픈을 제패하는 기적을 보였다.또 53년에는 4개 메이저대회중 3개 대회를 휩쓸었다.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세웠다.물론 그가 골프 명예의 전당에 오른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인간승리의 표상 호건도 평범한 인간이었다.
파3홀에서 무려 11타를 치는 엄청난 실수를 저지르기도 했다.프로골퍼의 기록중 최다타수다.46년 하이드파크에서 벌어진 잭슨빌오픈 때였다.
파3의 1백50야드 7번홀.그는 이곳에서 이미 네번이나 플레이를 한 적이 있다.왼쪽을 노리고 공을 쳤다.나이스 샷이라고 생각했다.그러나 공은 그린을 맞고 튀어 넘어갔다.어프로치샷으로파로 막으면 된다고 생각했다.이순간 캐디가 공이 연못 해저드에빠진 것같다고 했다.호건은 나무에 가린 해저드를 전혀 몰랐다.
공이 연못가장자리 5㎝ 깊이에 빠져있었다.그는 연못을 탈출하는게 어렵지않다는 판단이 섰다.바지를 걷고 힘차게 공을 때렸다.공이 언덕둔덕을 맞고 다시 연못으로 빠졌다.
두번째 시도도 마찬가지.세번째 시도는 불가능했다.가장자리가 흙탕물로 흐려져 공을 찾을 수 없었다.
벌타를 먹고 드롭한 볼까지 다시 연못에 처박히는 불운의 연속이었다.결국 11타만에 공을 홀컵에서 들어낼수 있었다.
閔國泓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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