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어민 쥐꼬리 지원, 생색 내는 정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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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이왼구 충남도지사가 태안 기름유출 사고와 관련, 정부·정치권에 불만을 표출했다.

 이 지사는 17일 “충남도는 지금까지 태안사태가 조기에 복구될 수 있도록 정부·정치권과 협력했으나 정부와 정치권은 미온적이고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일본 방문결과를 거론한 이 지사는 “일본은 후쿠이현 미쿠니 사고 때 외무성까지 나서 사고복구를 했는데 우리 정부는 뭐 하는 것이냐”고 볼멘 소리를 했다.

 그는 “재난사태 선포와 재난지역지정, 특별법 제정, 생계비 지원 등 모든 대책을 정부가 아닌 충남도가 나서 요구했다”며 “정부는 피해주민들에게 얼마만큼의 생계비가 필요한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또 “1만 가구가 넘는 어민이 피해를 입었는데 지원된 생계비 300억 원으로는 가구당 100만 원도 돌아가지 않는다”며 “쥐꼬리 만한 생계비를 주고 생색만 내고 있는 게 바로 지금의 정부”라고 꼬집었다.

 강무현 해양수산부장관에 대해서도 이 지사는 “강 장관이 피해 시·군들이 회의를 거쳐 생계비를 도에서 직접 지급하라고 했는데 이는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이라며 “200만 도민들은 정부의 안일한 태도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부 정치인들이 생계비를 나눠주지 않는다고 했다는데 지역사정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며 “정치권에서는 생계비가 더 지원되도록 해야지 총선에 앞서 선심성 발언을 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 지사는 “국무총리는 즉각 관계부처와 협의해 실질적인 혜택방안을 마련하고 정치권에서도 특별법 지정에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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