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일본 주식, 안방서 사고 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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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이르면 상반기 안에 홍콩과 일본 주식을 국내에서 거래하는 투자자도 분·초 단위의 초단기매매(데이트레이딩)를 할 수 있게 된다.

증권예탁결제원 조성익 사장은 17일 기자간담회에서 “홍콩과 일본 시장의 주식을 직접 산 국내 투자자가 결제가 완료되기 전에라도 반대매매를 할 수 있도록 데이트레이딩 결제 서비스를 상반기 중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 증권사는 투자자가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직접 외국시장에 주식거래 주문을 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투자자들이 이를 통해 외국 주식을 직접 거래한 금액은 34억 달러(7만6000여 건)에 이른다.

문제는 계약이 체결되더라도 결제가 완료될 때까지는 곧바로 되팔거나 매각 대금으로 다른 주식을 살 수 없다는 점이다. 홍콩 시장은 이틀, 일본은 사흘이 지나야 결제가 완료된다. 이 때문에 데이트레이딩은 고사하고 주가가 급락할 때 손절매를 하거나, 급등하는 주식을 추가매매하지 못한다는 불만이 많았다. 반면 국내 주식은 결제가 완료되기 전이라도 산 주식을 바로 되팔거나 주식을 판 뒤 즉각 되살 수 있다.

아울러 예탁원은 주주들이 인터넷을 통해 주주권을 행사하는 전자투표 제도도 내년부터 도입할 방침이다. 조 사장은 “전자투표제 관련 상법 개정안이 곧 국회를 통과할 것”이라며 “시스템 구축 기간을 감안해도 내년 초부터는 주주들이 주총장에 직접 가지 않아도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해외 펀드가 급증함에 따라 펀드의 매매확인과 운용지시, 결제를 처리하는 시스템인 펀드넷도 대폭 개선키로 했다. 현재 대부분의 펀드 운용회사는 해외 증권거래에 따른 실시간 매매확인 시스템이 없다. 이 때문에 국내 운용사는 해외펀드 운용을 대부분 외국에 있는 운용사에 맡기고 있다. 예탁원 관계자는 “펀드넷을 통해 해외투자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면 해외펀드 운용을 국내 회사가 직접 할 수 있게 돼 수수료를 낮추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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