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때 변경한 지명등 바로잡기운동에 경북도민 제보 잇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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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大邱=金永洙기자]일제시대에 민족정기를 말살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변경한 지명및 풍수지리설에 따라 지기(地氣)를 차단하기 위해 박은 쇠말뚝을 찾아내 바로잡기 위한 운동을 경북도가 벌이자 도민들의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구미시상모동은 원래「단군을 사모한다」는 뜻인 상모동(上慕洞)인데도 일제가 털모(毛)자를 써 상모동(上毛洞)으로 개명했다고대구에 사는 백양현씨가 제보해왔다.
의성군다인면덕미리 자미산(紫微山)은 일제시대에 비봉산(飛鳳山)으로 산이름이 바뀌었다.이 산의 원래 이름인 자미산(紫微山)은 풍수지리상「봉황이 알을 품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어 산 주변에서 많은 인재가 배출된다는 전설이 전해지자 일본관리들이「봉황이 날아갔다」는 뜻인 현재의 비봉산(飛鳳山)으로 바꾼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영천시고경면논슬리(論瑟里)는 임진왜란 때 아군들이 거문고와 비파소리를 암호로 사용해 서로 연락을 주고 받아 왜군을 크게 무찔렀다는 전설이 전한다는 이유로 일제가 강제로 답곡리(畓谷里)로 마을 이름을 바꾸었다.
그런가 하면 김천시구성면상좌원리(上佐院里)마을은 일제시대때 독립투사가 많이 배출되자 일제가 마을이름을 하(下)원리로 강등시켰으나 지난 83년 주민들의 요구로 원래 이름인 상좌원리로 환원됐다.또 포항시장기면수성리 감골등 경북도내 8 곳에는 일제가 풍수지리설에 따라 지기(地氣)를 차단하기 위해 박아 놓은 쇠말뚝이 아직도 남아있다는 제보도 접수됐다.
이들 8곳은▲영덕군축산면대곡리 국사당산▲영덕군영덕읍우곡리 고불봉▲영덕군병곡면영리 칠보산▲울진군후포면금음리 마룡산▲울진군원남면매화리 남수산▲봉화군재산면갈선리 까막골▲봉화군명호면풍호2리풍악산 중턱▲경주시현곡면소현리 안태봉산 등이다.
청도군화양읍소라리 주구산 동쪽 암반에 박혀있는 쇠말뚝은 지름4㎝로「산세가 수려해 많은 인물이 난다」며 일본인들이 지기를 끊기 위해 박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청도의 향토사학자들은『청도의 주구산은 풍수지리상 중요한 산이고 산세가 개의 형상을 하고 있어 쇠말뚝을 박은 곳은 개의 콧잔등에 침을 놓은 것과 같다』고 설명하고 있다.
경북도는 이들 지역에 대해 내무부장관의 승인을 받아 시.군조례를 제정,원래 이름으로 환원시킬 계획이다.
또 쇠말뚝을 박은 지점은 기록으로 보존하고 민간단체에서 쇠말뚝을 제거하기를 원할 때는 자료를 제공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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