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2차 6자회담] NYT, 회담 성사 배경 보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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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물러서고, 중국은 선물을 줬다'.

뉴욕 타임스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제2차 6자회담이 6개월에 걸친 한.미 '물밑 조율'과 중국의 대북 배려가 만들어낸 결과물이라고 25일 보도했다. 문제의 핵심은 '북한을 어떻게 6자회담 테이블로 이끌어 내느냐'였다. 한국과 중국은 '단계적 해법'을 주장했다.

북한이 하루아침에 핵 폐기를 할 수 없다는 것을 '현실'로 인정하고 6자회담을 통한 해법 마련→핵 동결→핵 폐기라는 3단계 접근을 하자는 것이었다.

한국은 또 이 같은 단계적 접근에 발맞춰 북한에 중유 및 식량 제공, 안전보장 같은 일련의 '당근'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미국은 '보상은 안 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핵 폐기는 북한의 의무일 뿐만 아니라 경제 지원 등 보상을 할 경우 평양의 핵 공갈에 굴복한다는 인상을 준다는 것이었다.

앞서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보상은 없다"고 수차례 공언한 바 있다. 한국과 미국 간에는 6개월에 걸쳐 끈질긴 정책 협의가 진행됐다. 마침내 워싱턴이 서울의 입장을 수용했다.

미국이 아닌 한국이 6자회담 테이블에서 중유 제공을 비롯한 대북 경제 지원 의사를 밝힌다는 선에서 절충이 이뤄진 것이다. 뉴욕 타임스는 이에 대해 워싱턴 대북 정책의 '부분적 후퇴'라고 표현했다.

중국도 북한을 6자회담 테이블로 유도하기 위해 평양에 '당근'을 제공했다.

뉴욕 타임스는 한 외교관의 말을 인용해 "중국이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생일을 축하한다는 명목으로 북한에 유리병 공장을 세워 주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이 밖에도 북한에 식량.석유 제공 등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원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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