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성마비 극복 인간승리-서울大 산림자원학과 합격 崔銀亨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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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장으(애)자라고…트(특)별대우르(를)바끼(받긴) 시러쓰이다(싫었습니다).이르(를)아무(악물)고…공부 해쓰이다(했습니다).』 95년 서울대 신입생 합격자발표에서 뇌성마비의 장애를 딛고 산림자원학과에 합격,또하나의「인간승리」를 기록한 최은형(崔銀亨.19.부천고3)군은 장애인으로서 겪었던 그간의 어려움을 더듬더듬 설명하며 일그러진 얼굴에 환한 웃음을 지어보 였다.
내신 4등급,수능 1백53점으로 1지망인 농생물학과에는 떨어졌지만 崔군에게 후회는 없다.그는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쁘다고 했다.
9개월의 조산아로 태어날때 머리에 상처를 입은 崔군은 병원 인큐베이터에 들어갔으나 출생때 3.0㎏이었던 몸무게가 2.5㎏으로 줄어드는등 이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간신히 살아났지만 만두살이 지나서야 겨우 걷기 시작했고 말은만네살이 다돼도 하지 못했다.언어장애.지체부자유증세는 국교에 입학할때쯤 더 심해졌다.그러나 崔군은 특수학교가 아닌 일반학교에 진학했고 정상인 친구들의「놀림과 동정」을 이 겨내며 악착같이 공부했다.
국교때부터 고교졸업때까지 단 하루도 결석하지 않고 성적도 항상 5등이내를 유지했다.
『중학교때까지는 매일 부축을 해 등교시키고 시간맞춰 마중을 나갔죠.한데 고교때부터는「혼자서 할 수 있다」며 고집을 부리는겁니다.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몸으로 뒤뚱거리며 등.하교를 하는걸 보며 가슴이 미어져 눈물을 많이 흘렸습니다.』 어머니 장현기(張賢琦.46)씨는 장애를 극복,정상적인 학생들에게도「하늘의별」이라는 서울대에 합격한 아들의 손을 꼭 잡으며 눈시울을 붉힌다. 崔군은 학교도서관에서 복습.예습을 철저히 하고 오후11시넘어 집에 와서도 신문사설을 정독한 것이 합격의 비결이었다며『몸에서 힘이 빠져나가 공부를 할 수 없을 때가 가장 괴로웠다』고 말했다.주류도매업을 하는 최연섭(崔連燮.48)씨의 2남중 장남인 崔군의 소망은 학자가 돼 수많은 장애인들에게「신체장애는 영원히 넘지못할 벽이 아님」을 보여주는 것이다.
〈金玄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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