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 죽음 부른 '왕따 교실'] 2. "고등학교 가도 왕따 당할까 걱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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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고등학교를 어떻게 다닐지 걱정입니다."

경남 창원시 B중학교 교장의 죽음을 몰고온 '왕따 동영상'사건의 피해학생 아버지 J씨(49)는 아들의 장래를 생각하면 앞이 캄캄하다.

그는 "아들이 고등학교를 배정받은 상태이지만 입학하더라도 교사.학생 양쪽에서 겹따돌림을 당할까봐 벌써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교장 죽음을 부른 장본인이라는 소문이 학생들 사이에 돌면 또다시 따돌림당할 것이 뻔하다는 것이다.

J씨는 "아들이 김해 O중학교 1,2학년 때 친구들에게 이마를 맞아 3주 동안 치료받는 등 진단서를 끊은 것만 세번 있었다"며 "이를 피해 창원으로 전학시켰는데도 집단 따돌림은 계속됐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아들이 성적이 뛰어나지 않고 약간 내성적이긴 하지만 신체적으로나 성격적으로 특별히 따돌림당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가해학생 몇명이 그동안 지속적으로 아들을 괴롭혀 온 것에 비춰볼 때 이번 사건도 장난이 아니라 '집단폭력'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 교장 빈소에 조문 갔다 폭행 당해

한편 J씨는 24일 오후 6시40분쯤 창원시 파티마병원 영안실에 마련된 B중학교 교장의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뒤 유족 측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다 남자 두명에게 폭행을 당했다. J씨는 "유족 측 사람들이 빈소 옆방으로 나를 데려가 교장이 왜 죽었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으면서 한 사람은 내 옷에 맥주를 끼얹었고, 다른 한 사람은 주먹으로 내 얼굴을 때렸다"고 말했다. J씨는 마산삼성병원에서 귀 부위 치료를 받고 귀가했다.

창원=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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