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에 십수억 썼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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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2002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비용과 관련, "돈을 구하기도 어려웠고 합법적으로 하기도 어려워 십수억원을 썼을 것"이라고 24일 밝혔다. 盧대통령은 이날 취임 1주년을 맞아 한국방송기자클럽이 마련한 초청 회견에서 이렇게 밝힌 뒤 이어진 오찬에서는 "경선이 끝나고 난 뒤 관계자에게 '얼마나 들었느냐'고 물었더니 '10억원 조금 더 들었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盧대통령이 경선 비용의 윤곽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민주당은 즉각 정치자금 모금 한도를 넘은 불법이라며 검찰 수사를 촉구하고 나서 논란이 일 조짐이다.

盧대통령은 "경선 후보 기탁금 2억5천만원, 캠프 조직 비용, 경선기간 숙박비 등을 대강 다 합치면 그 정도 된다는 것"이라며 "대체로 (경선 전후) 1년, 본격적으로는 6개월 동안 쓴 돈이 그렇다"고 밝혔다. 정치권 전반의 경선자금 공개 여부에 대해 그는 "대통령을 포함, 경선 자금을 밝히는 게 법과 정의를 바로잡고 정치개혁을 하는 데 꼭 필요하다면 희생을 감수하고라도 결단할 수 있다"며 "그러나 지금 대선자금 갖고도 고통스럽고 힘든 데다 경제도 어려운 만큼 경선자금 문제는 공방을 하지 않는 게 더 좋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대검 문효남 수사기획관은 "盧대통령과 정동영 의장의 경선자금 관련 고발 사건을 수사 중인 중수1과 수사팀이 참고해서 확인할 수 있는 데까지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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