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투리땅키우기>수유동 상가주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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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구멍가게가 끼어있는 변두리 도로변의 허름한 단독주택을 4~5층 규모의 근린 생활시설이나 상가주택으로 재개발하는 이른바 소규모 건물 재건축붐이 일고 있다.서울도봉구수유동316의12에 위치한 지하1층 지상 5층짜리 상가주택도 종전 1 층에 화장품가게와 사진관이 들어있던 2층 단독주택을 재건축한 것이다.
이 상가주택은 왕복 4차선 도로에 접해있어 다른 지역보다 개발효과가 높은 이점이 있지만 무엇보다 건축가 서용식(徐鏞植.水木건축 대표)씨가 59평 남짓한 대지에 세련된 디자인을 창출하면서 공간활용도가 높은 건물을 설계,공사도중 주변 보다 높은 가격에 임대가 모두 완료돼 공사비 한푼 안들이고 5층짜리 건물을 가지게 된 대표적인 재건축 성공사례로 꼽힌다.
이같은 건축가의 경제적인 설계기법으로 2개층을 주인의 주거공간으로 꾸몄는데도 공사비는 평당 1백78만원(총 2억6천5백22만원)정도밖에 들지않았다.여기에다 시공자(徐용태)가 초기 투자비에 대한 융자알선및 임대분양문제를 모두 처리했 으며,공사 또한 5개월만에 완료해 그만큼 건물사용 시기를 앞당김으로써 이래저래 경제성을 높였다.
설계자는 주변의 평범한 건물과 차별화하기 위해 3~4층 부분의 앞면에 배가 완만하게 나온듯한 곡면의 정사각형 형태를 만들고 그위를 붉은색 알루미늄패널로 마감,건물이 커보이면서 고급스럽게 느껴지도록 했고 1층 일부를 필로티 방식으로 만들어 주차장으로 활용했다.또 1층에서 3층까지 곧바로 오르내릴 수 있는외부 직통계단을 설치,개방감을 살렸으며 주거부분인 2개층은 2층 단독주택 같은 분위기가 나도록 디자인했다.
지하층 37평엔 전세금 9천만원에 노래방이 입주했고 1층 13평은 주변보다 평당 2백만윈정도 비싼 평당 8백만원(총 1억원)에 화장품가게와 사진관이 들어왔으며,사무실로 꾸민 3층 29평도 다른 임대 사무실보다 평당 1백만원정도 비 싸게(총8천만원) 임대료를 받았다.
2층 29평은 주인이 직접 커피숍을 차려 운영하고 주택인 4층 27평,5층 14평도 주인의 거주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결국 지하,1,3층에서 총2억7천만원의 임대료가 나와 공사비를 제외하고도 5백만원정도 남은 셈이다.건축주는 돈 한푼 안들이고 종전 2층 단독주택을 재건축,전용면적 51평규모의 현대식주택에 거주하면서 커피숍까지 운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설계자와 시공자가 서로 마음을 합해 내버려두다시피했던 노후 단독주택의 경제효과를 극대화시킨 것이다.
崔永振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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