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마케팅 作名이 첫걸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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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중국에서 대성공을 거둔 초코파이를 만드는 동양제과. 이 회사는 중국에서 '동양(東洋)'이라는 이름을 쓰지 않는다. 동양은 중국에서 일본을 낮춰 부르는 단어로 통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양제과는 자사 브랜드인 오리온에 가까운 '하오리여우(好麗友)'라는 상표만 쓴다. 반일 감정이 강한 중국에서 괜한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제품에 걸맞은 '오랜 친구'라는 친근한 이미지도 전달된다.

기업 브랜드를 컨설팅하는 회사인 메타브랜딩은 한국에서 사용하던 브랜드를 중국어로 단순히 바꿨을 때 뜻하지 않은 오류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회사는 가톨릭대 중문과 박종한 교수와 이 같은 사례를 함께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일본의 자동차 회사 '마쯔다'(松田)도 중국에서 이 브랜드를 쓰지 않는다. 발음이 송천(送天.하늘로 보낸다)과 같아서다. '마쯔다를 타면 하늘로 간다'는 좋지 않은 연상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중국 브랜드는 중국 발음이 마쯔다인 '마자달(馬自達)'이다.

코카콜라의 '가구가락(可口可樂.커코우컬러)'은 널리 알려진 예다. 비슷한 발음에 입을 즐겁게 해준다는 의미도 있다.

이마트는 '이매득(易買得.이마이더:사기 쉽다)'으로 편리한 쇼핑까지 강조한 이름이다.

미국의 야후가 쓰는 아호(雅虎.야후)는 발음도 비슷하고 '우아한 호랑이'라는 이미지로 소비자에게 높은 인기를 얻었다고 한다.

한국 기업 이름으로는 이미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브랜드도 있다. 두산(斗山)은 중국에서 '산과 싸우다'는 뜻으로 오인될 소지가 있다. 싸울 투(鬪)의 간자체가 두(斗)이고 대부분의 중국인은 이를 '싸울 투' 자로 생각하게 된다는 것.

유아용품 전문점인 아가방은 발음대로 아가방(阿街邦)이라는 상표로 등록돼 있다. 그런데 '가'나 '방'은 '길거리'라는 부정적인 느낌이 강하다. 또 한(漢).화(華)등을 브랜드에 쓰면 중국 기업으로 오해받기 쉽다.

메타브랜딩 김민수 이사는 "한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사용할 브랜드를 너무 쉽게 생각했다가는 마케팅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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