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CEO] 맥킬롭 아스트라제네카 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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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지난해 아스트라제네카 임직원들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의학 전문지 메드애드뉴스에 의해 올해의 제약회사로 뽑혔기 때문이다.

지난 1999년 아스트라와 제네카가 50대50으로 합병한 이후 전 세계 제약시장의 위축에도 불구하고 단 한번의 매출감소 없이 성장가도를 달려온 것이 반영된 것이다.

근무일수 기준으로 하루 평균 1400만달러(약 168억원)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기술지향적 기업성향도 주효하게 작용했다. 그 결과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해 188억달러(약 23조원)의 매출을 올려 세계 5대 제약회사 중 하나로 올라섰다.

이 회사 최고경영자(CEO) 톰 맥킬롭 회장(61)은 본지와의 e메일 인터뷰를 통해 "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신약을 지속적으로 공급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문제를 해결해내는 우수한 연구인력, 장기적인 마케팅 전략과 강력한 제품 구성, 끊임없는 생산성 향상노력이 뒷받침됐다"고 말했다.

-폐암치료제 이레사 등이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신약개발은 어떻게 하고 있나.

"아스트라제네카의 경영진은 과감한 초고 R&D 투자가 생산성 향상에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R&D 과정을 거쳐 신약이 되는 제품의 비율은 우리가 짐작하는 것보다 훨씬 낮다. 예를 들면, 제약회사에서 1만여개의 의약품 개발을 시도했을때, 이 중 10여개 정도가 발전 가능성을 보이고, 최종적으로는 1개의 의약품만이 시장에 나오게 된다. 아스트라제네카는 가능한한 초기 단계에서부터 이러한 실패율을 낮추고 신약개발에 신중을 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2003년 14개의 후보물질들이 다음 개발 단계로 들어섰으며, 15개의 가능성 높은 후보들이 새롭게 개발단계에 들어섰다."

-아스트라와 제네카의 합병 이후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합병이후 혁신적이고 의학적으로 중요한 새로운 신약들로 제품 구성을 재정비한 덕이다. 지난해 이같은 주요 전략 제품들의 매출이 45% 증가해 82억 달러에 달했다."

-세계 제약업계의 추세는 인수합병을 통한 대형화다. 추가로 인수할 회사가 있는지.

"아스트라제네카의 전략은 유기적인 성장과 지역별 개발, 그리고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연구개발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리는 가장 큰(biggest) 제약회사가 되기를 바라기보다는, 가장 좋은(best) 제약 회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을 중국.멕시코와 함께 최우선투자국으로 선정했다. 한국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나.

"3년전 아스트라제네카는 한국 제약 시장의 1.2%를 차지하는 데 불과했다. 그러나 이후 혁신적인 제품들을 시장에 내놓고, 현지 영업을 강화하면서 서서히 시장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3년간 한국 현지법인의 임직원 수는 135명에서 276명으로 2배나 증가했다. 전세계적인 아스트라제네카의 위상에 걸맞게, 조만간 한국 내에서도 5대 제약회사로 올라설 것으로 기대한다."

-약값과 관련 한국의 저가정책에 불만이 많을텐데.

"한국과 같은 약값 정책을 취하고 있는 국가가 몇몇 있다. 정부가 약가를 비용이 아닌 투자 가치로 바라보길 권한다. 우수한 의약품의 가치는 해당 질병을 치료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생산성과 삶의 질까지 향상시켜준다. 한 연구에 따르면 새로운 의약품에 1달러를 지불하면 이로 인한 전체적인 비용절감효과는 6달러 17센트에 달한다고 한다. 한국정부가 혁신적인 신약의 가치에 대한 이해를 갖고 의료 정책을 수립하기를 바란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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