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는 에너지에 돈 쏟아붓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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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설비 고도화를 통한 수익성 증대.’
 
올 들어 국내 정유업체들은 어느 곳 할 것 없이 똑같은 말을 되뇐다.
 
GS그룹이 7일 내놓은 올해 투자 계획을 보면 에너지 부문의 고도화 설비 확충에 초점을 맞췄다. 이 그룹은 전체 투자액 2조5000억원 중 1조5000억원을 에너지 부문에 쏟을 계획이다. 고도화 설비 확충과 관련해 GS그룹은 중질유 분해시설과 경유 탈황 설비 등을 건설하는 데 1조1000억원을 쏟을 예정이다. 해외유전 개발과 신(新)에너지 개발에도 적극 투자할 방침이다. 이 밖에 한국전력에 전기를 공급하는 충남 당진의 GS EPS 2호기 발전소 건설에도 700억원을 들일 계획이다.

GS그룹의 총 투자액은 지난해보다 10% 늘었다. 허창수 회장은 신년사에서 “변화의 추세를 제때 포착하면서 이에 적합한 제품과 서비스를 미리 준비하고, 필요한 투자를 두려워하거나 실기(失機)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GS는 투자를 통해 올 매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3조원 많은 36조원으로 잡았다.

SK그룹도 올해 에너지와 화학 분야의 고도화 시설에 투자를 집중할 계획이다. SK의 올해 투자 규모는 8조원. 이중 3조원을 에너지 분야에 쏟는다. 특히 고도화 설비에는 2조4000억원 정도를 투입한다. SK의 경우 자회사인 SK에너지 외에도 최근 인수한 SK인천정유 역시 고도화를 추진한다. SK에너지의 뉴FCC 남용원 기술팀장은 “벙커C유 분량이 전체 원유의 40%인데 이를 그대로 팔면 원가도 못 건진다”고 설명했다.

선진국의 경우 고도화 정제 비율이 미국 76%, 독일 54%, 영국 51%, 일본 40% 수준이다. 국내 업체의 경우 에쓰오일이 25.5%로 가장 높다. 다른 업체들은 대부분 10%대에 머문다.

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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