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 어머니 80%가 소화불량-梨大 이동원교수 시민포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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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수험생을 둔 가정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가족의 기능이 상실되고 아버지.어머니.수험생도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고달프기만하다.』 이화여대 이동원(사회학)교수가 16일 교육개혁과 교육자치를 위한 시민회의 주관으로 열린 교육문제 시민포럼에서 발표한 「대학 입시생을 둔 가정의 실태」다.
李교수가 바라본 수험생 가족은 우선 경제적 부담으로 휘청거리고 있다.
또 가정이 구성원들의 몸과 마음을 편히 쉴 수 있는 정서적 유대의 장소여야 함에도 수험생으로 인해 가족 모두 긴장과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수험생 어머니는 특히 고달프다.수면부족은 기본이고 두통.소화불량등으로 괴로움을 겪는 어머니가 10명중 6~8명꼴이나 된다. 아버지라고 예외는 아니다.입시체제에 돌입하면 집안에서 말도크게 못하고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
자녀의 과외비용을 대느라 용돈.술값을 줄여야 하고 자녀의 등.하교길에 운전기사 노릇을 해야 한다.
자녀의 스케줄에 맞추느라 잠이 부족하고 만성피로에 시달리기 일쑤다. 매사에 수험생을 우선으로 하다 보니 가족관계가 비정상적으로 바뀌기도 한다.
부모는 가부장적인 지위를 잃어버린 채 수험생의 손발이 되어주기 바쁘고 수험생인 자녀의 비위를 맞추느라 노심초사하다 보니 다른 가족에게 소홀히 하는 경우도 많다.
결국 입시전쟁을 치르는 동안 전쟁터가 돼버린 가정은 폐허 일보 직전까지 가고마는 것이다.
李교수는 『사회의 건강은 가족 건강을 기초로 하는 것이며 올바른 가족건강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학입시와 관련된 우리의 의식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金南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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