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45살 차이 대학동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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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갑을 넘긴 김금례(61.전주시 완산구 효자동)할머니와 손녀뻘인 오세이(16.전주시 완산구 중노송동)양이 2004학번으로 24일 전주기전여대에 입학한다.

중학교 졸업후 김씨는 45년만에, 오양은 1년여만에 각각 대학 캠퍼스를 밟게 된 것이다. 올해 기전여대 신입생 중 최고령자와 최연소자로 눈길을 끄는 김씨(헤어디자인과)와 오양(세무회계과)의 인연은 기묘하다.

이들의 인연은 지난해 3월 전주시내 한 대입검정고시학원 들어가면서부터 시작됐다.

김씨는 "어린 나이에 대입 검정고시 준비를 하는 오양을 보고 남다른 친근감을 느껴 친 손녀처럼 생각했다"고 말했다.오양도 "손녀 손자뻘 되는 학생들보다 공부를 더 열심히 하는 할머니를 보고 학업에 대한 열정을 갖게 됐다 "고 말했다.

이들은 입학식에서 신입생을 대표해 나란히 선서를 한다.

가정형편상 고교진학을 못한 김씨는 30여년 동안 미장원을 운영해오면서 배움에 대한 꿈을 접지 못하고 야간에 영어.수학 학원을 다니며 공부를 했다. 지난 1997년에는 두 차례에 걸쳐 자궁암 수술을 받기도 했지만 지금은 건강을 회복했다. 이미용실기에 이론을 접목시켜 체계적으로 학원을 운영하는 게 그의 꿈이다.

지난해 2월 중학교를 졸업한 오양은 아버지 권유로 고교진학 대신 대입검정고시를 택했다. 1년여 만에 검정고시에는 합격했지만 올해 수능시험에선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해 기전여대 수시전형에 지원, 합격한 그는 회계사가 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전주=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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