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아이오와 효과 이번엔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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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50개 주 가운데 가장 먼저 시작하는 아이오와 코커스는 ‘기선 제압’을 위해 대단히 중요하다. 여기에서 승리하는 후보는 각 당의 선두 주자로 떠올라 백악관에 입성할 공산이 커진다. 최근 일곱 번의 대통령 선거를 보면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승리한 후보가 대선 주자로 확정된 경우는 민주당이 네 번, 공화당이 두 번이다.

 대표적으로 1976년 무명의 땅콩 농장 주인 지미 카터 후보는 아이오와에서 승리하면서 기선을 잡아 백악관 입성에 성공했다. 그는 아이오와에서 풀뿌리 선거 운동에 많은 시간과 공을 들인 결과 이곳에서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미국 전 언론의 관심이 첫 번째 경선을 치르는 아이오와에 쏠리게 됐다.

 2004년 민주당 경선에서 존 케리 상원의원이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있었던 동력도 아이오와 승리에서 나왔다. 그는 경선 전까지만 해도 무서운 속도로 치고 올라오던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주지사에게 전국 지지율에서 뒤졌다. 하지만 아이오와에 이어 뉴햄프셔에서 승리하면서 대역전극을 펼쳤다. 케리는 아이오와에서 1위를 한 후 집중적인 후원금을 지원받아 넉넉한 실탄을 갖고 대선을 치를 수 있었다.

 1위를 못하더라도 완전 무명이었던 후보가 이곳에서 예상보다 선전을 펼치면 미디어의 관심을 받아 급부상하는 일이 많았다.

72년 조지 맥거번 상원의원이 예상을 깨고 23%의 득표율로 2위를 차지하자 전국적인 관심이 몰렸다. 그는 이 기세를 몰아 그해 민주당 대선 주자 자리를 꿰찼다.

 지역 유력 일간지인 디모인 레지스터도 이때만큼은 워싱턴 포스트나 뉴욕 타임스 못지않은 영향력을 누린다.

디모인 레지스터의 정치부장 케시 오브라모비치는 “노년층과 농업 종사자가 많은 아이오와는 미국에서 인종·경제적으로 가장 동질적인 주 가운데 하나지만 유권자의 정치적 관심이 워낙 높다”며 “이곳을 보면 미 대선의 표심이 보인다”고 말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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