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시장 年.기금이탈 비상-금리급등 주식시장 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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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지난해 발효된 「공공기금 관리법」이 자금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이 법안의 취지는 금융기관에 예치해놓은 연기금 운용자금을 단계적으로 정부의「재정투융자계정」으로 흡수,사회간접자본 투자등의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것.
이미 지난해부터 연기금 운용자금이 조금씩 빠져나가긴 했으나 13일의 체신기금 인출처럼 일시에 5천억원이나 되는 대규모 자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갈 경우 근근이 버티는 장.단기 자금시장이느끼는 충격과 파장은 매우 큰 것으로 드러났다.
체신기금 인출로 13일 3년만기 은행보증 회사채금리는 연15.00%로 전날보다 0.33%급등하며 지난 92년10월1일(15.25%)이래 27개월여만에 처음으로 연15%대에 올라섰으며여타 장.단기금리도 대부분 15~17%대까지 치 솟았다.
앞으로도 국민연금.공무원연금.사학연금.국민체육진흥기금등 주요연기금이 정부의 자금계획에 따라 금융기관 예치자금을 계속 인출할 예정이어서 기관투자가들의 자금난을 부채질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연기금 자금의 국고환수는 통화량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어정부가 이를 서두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 연기금이 한국.대한.국민등 투신3사에 예치한 자금이 모두 1조원을 넘고있고 은행신탁에 맡긴 자금은 이보다 훨씬 많은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13일 현재 은행권의 지준적수 부족규모가 4조7천억원에달하자 한국은행은 14일 묶고 있던 2조6천억원의 환매채(RP)중 16일 만기가 돌아오는 6천억원을 중도에 해지,은행권에 자금을 긴급히 공급했다.
최정식(崔晶植)동서증권 이사는 『은행권이 지난해이후 공모주청약예금 대출.카드대출등을 늘리는 바람에 자금수요가 약간만 몰려도 지준이 턱없이 부족한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며 『내달에는통화당국이 2조5천억원으로 추정되는 설 자금을 환수하고 총통화증가율 목표치를 낮춰잡을 전망이어서 금리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을 것』으로 우려했다.
〈高鉉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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