熱받으면 부피주는 금속발견-美연구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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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속된 말로 「열받는다」는 표현에는 「화가 나 잔뜩 부풀어 있다」는 뉘앙스가 담겨있다.열을 받으면 즉 온도가 오르면 부피가커지는 것이 자연의 이치다.
그러나 가끔은 이런 자연법칙이 제대로 들어맞지 않을 때가 있다.美오리건주립大 연구팀이 최근 발견한 지르코늄 바나듐 포스페이트(ZVP)도 그중 하나로 이 금속화합물은 온도가 오르면 부피가 늘기는 커녕 줄어드는 특징이 있다.
ZVP가 이런 성질을 보이는 것은 온도변화에 따른 분자배열의특성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ZVP는 상온에서 섭씨 1백도까지는 열을 받아도 부피가 줄거나 늘지 않는다.그러나 1백도 이상온도가 올라가면 부피가 오히려 줄어드는데 이는 ZVP속의 산소원자가 진동하면서 인근의 바나듐이나 인(燐)원자를 서로 가까이끌어당겨 부피가 수축하기 때문이다.
ZVP는 일단 또 섭씨 7백도이상의 높은 온도로 가열한 다음에는 다시 7백도 이하로 온도를 낮춰도 수축하지 않는 특성도 있다.ZVP의 이같은 성질은 보통사람에게는 단순히 신기한 현상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학자들은 이 물질의 실용화에 더욱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로켓의 엔진이나 반도체 회로와 같은 예민한 장비 혹은 장치에서 온도변화에 따른 부피 변화는 때론 큰 낭패를 초래하기도 한다. 재료과학자들은 이런 난점을 해결하기 위해 오랫동안 노력한결과 온도가 변해도 부피가 변하지 않는 몇몇 물질을 개발했지만이런 현상이 특정 온도 범위에서만 일어나는 단점이 있었다.그러나 이번에 개발한 ZVP는 섭씨 1백50~5백도 사이에서 온도상승과 반비례해 부피가 변화하기 때문에 쓸모가 많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金昶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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